증시 대변할 국회의원 없어
[아시아경제 전필수 기자]"현재 금융당국의 증권업 규제는 미꾸라지 한 마리가 연못을 흐린다고 미꾸라지는 잡지 않고 연못의 물을 빼버리는 방식입니다." 최근 만난 한 증권사 사장의 한탄이다. 21세기 선진국들은 대부분 금융투자강국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춤하고 있지만 금융투자업은 여전히 세계 경제를 좌우하고 있다. 세계 최고의 투자은행(IB)으로 꼽히는 골드만삭스의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경제의 수장인 재무장관 단골 후보다. 4년간 클린턴 행정부의 재무장관을 지낸 로버트 루빈이 대표적 인물이다. 국내 사정은 어떨까. 지난해 치러진 총선에서 금뱃지를 단 여의도 증권가 인물은 한명도 없었다. 공천을 받은 이도 찾기 힘들었다. 그나마 공천을 받은 이들의 지역구는 당선 가능성이 매우 낮은 곳이었다. 대선에 참여한 인사들 중 경제 전문가들은 많았지만 정작 금융 전문가, 특히 투자와 관련한 전문가는 드물었다. 일부 증권사 출신들이 각 캠프에 참가하기도 했지만 존재감은 크지 않았다. 금융투자업을 홀대한 일본은 1990년대 이후 장기 침체의 늪에서 좀체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도 우리 정치권은 금융투자업을 하나의 산업으로 인정하지 않고 규제 위주의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한창 잘 나가던 1980년대 일본 모델에 집착하는 듯한 착각에 빠질 정도다. 금융투자를 하나의 산업으로 볼 때 새 정부가 표방하는 '창조경제'의 돌파구도 찾을 수 있다.전필수 기자 philsu@<ⓒ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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