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미주 기자]지난주 김건호 수자원공사 사장이 임기 4개월을 앞두고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이를 필두로 공공기관장들의 잇단 사퇴가 현실화될 조짐이다. '공공기관장 물갈이'가 본격 시작됐다는 전망이 나온다.새 정부 출범을 앞둔 인수위 시절인 지난 2월 초 인천공항공사 사장이 사퇴한 이후 금융감독원장을 비롯해 수자원공사 사장 등이 잇따라 사임 의지를 밝힌 셈이다. 김건호 사장의 경우 2008년 7월 취임 이래 4대강 사업 진두지휘하며 임기를 1년씩 두 번이나 연장받았지만 정부에 부담이 되고 싶지 않다는 이유로 퇴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표적 'MB맨'으로 불리기도 한 김 사장의 사퇴 의지는 그동안 예견돼 온 측면도 있다. 다른 공공기관 수장들도 용퇴할 마음의 준비를 한 상태라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기도 하다. 결국 '국정철학 공유'라는 조건이 표면적으로 작용하지만 과거 정권에서 임명한 수장들을 바꿔야 한다는 얘기들이 우회적으로 압박을 해왔기 때문으로 풀이된다.27일 밝힌 공공기관 경영평가단의 경영실적 평가 착수 소식도 이에 더해져 공공기관장들의 사퇴 움직임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평가단은 여수광양항만공사와 국립공원관리공단에 대한 현장실사부터 나선다. 이런 모양새는 정권이 바뀌면 반복돼온 일이기는 하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이로 인한 비효율 우려를 제기한다. 기관장이 상당기간 용퇴를 고민해야 하고, 새로운 수장이 오기까지 대기기간이 길어지면 정부의 정책을 수행해야 할 동력이 상실될 수밖에 없어서다. 수자원공사도 당장 태국의 종합 물관리사업 수주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에서 최종 변수가 되지 않을까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5월말이면 태국 정부가 우리나라는 물론 중국, 일본 등 컨소시엄 경쟁자 중 낙점을 할 예정이다.전문가들은 임기 보장을 원칙으로 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윤태범 방송통신대 행정학과 교수는 "새 정부 취임 전에는 임기를 보장한다고 하다가 취임 후에 교체 쪽으로 분위기가 바뀌고 기관장들이 알아서 처신하라는 애매한 입장이 돼 버렸다"고 평했다. 이어 "공공기관은 작지도 않고 정부 정책과 밀접한 중요한 곳이기에 정부 출범 때마다 기관장들이 바뀌면 혼란을 초래한다"며 "임기 보장을 원칙으로 하고 객관적 평가 후 전문가를 기관장으로 영입하는 선순환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박미주 기자 beyond@<ⓒ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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