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과세·감면 조사 시작 전 조세지출 계획안 내놔 '김빼기'[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감사원의 '감사'와 기획재정부의 '예산'이 부딪혔다. 감사원은 25일부터 기재부 세제실을 중심으로 감사를 진행할 계획이었다. 비과세· 감면에 대한 '현미경 감사'라고 강조했다. 그런데 정작 감사는 실시되고 있지 않다. 감사원 내부 일정상 연기됐다고 하는데 이르면 4월초에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다.감사가 예고된 상황에서 기재부는 26일 '2013년도 조세지출 기본계획안'을 내놓았다. 국세 감면액이 연간 30조원 규모이며 중산·서민·중소기업의 비중이 60%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국세 감면에 대한 미흡한 부분도 파악해 내놓았다. 고소득층에 상대적으로 혜택이 많은 소득공제의 비중이 점차 증가하고 있어 과세형평성에 문제가 있고, 일정 시기가 되면 비과세ㆍ감면을 폐지하는 일몰제의 경우 관행적으로 연장돼 관리수단 기능이 약하다고 평가했다. 조세지출에 대한 소관부처의 1차 관리가 부족하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꼽았다.여러 가지 부족한 부분을 진단한 뒤 올해 재정을 충당하기 위해 비과세·감면을 대폭 정비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비를 통해 오는 2017년까지 15조원의 재원을 마련하겠노라고 공언했다. 마련된 재원은 박근혜 정부의 국정과제 수행에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감사원의 '칼'이 들어오기 전에 기재부가 '예산권'으로 방어하고 있는 모습이다. 기재부의 한 관계자는 "올해부터 성과에 따라 조세지출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조세지출 성과관리 시스템에 대한 기반을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감사원의 칼끝이 겨눠진 비과세·감면 부분에 대해서 기재부는 ▲일몰 도래 비과세·감면의 원칙적 종료 ▲상시적인 비과세·감면 정비 ▲조세지출 정보관리 체계 구축 등의 세부 과제도 내놓았다. 각 부처별로 집행하고 있는 비과세·감면 항목을 일일이 파악해 문제점은 없는지, 제대로 관리되고 있는지 챙기겠다고 강조했다.감사원이 기재부 세제실에 대한 '현미경 감사'의 가장 큰 목적이 비과세·감면 제도에 문제점은 없는지, 예산이 제대로 집행되고 있는지 등에 대한 부분이었다. 그런데 감사에 앞서 기재부가 비과세·감면 현황과 대책을 내놓았다. 감사원의 감사가 시작도 하기 전에 김이 빠지게 된 셈이다. 감사원 측은 기재부 감사에 대해 "매년 반복되고 있는 비과세·감면 제도의 문제점을 파악하기 위한 것"이라며 "(박근혜 정부가)증세 없는 세수 확대를 주문한 만큼 감사의 흐름 또한 거기에 맞춰 진행된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기재부 문종력 감사담당관은 "감사원의 이번 감사는 매년 조세제도에 대해 실시하는 통상적인 성격"이라며 "아직까지 감사는 진행되고 있지 않고 이르면 4월초에 진행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비과세·감면에 대한 실태파악이 감사의 주목적인데 기재부는 법 조항에 따라 예산권을 반영하고 있는 만큼 문제될 게 없다고 덧붙였다. 세종=정종오 기자 ikokid@<ⓒ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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