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년 전통 보령 ‘외연도 풍어당제’

26일 전횡장군 사당서 ‘당제’ ‘산제’ ‘용왕제’로 주민 안녕과 풍어 빌어…문화재청, 자연유산민속행사 지정

지난해 열린 ‘외연도 풍어당제’ 모습

[아시아경제 왕성상 기자] 400년 전통의 충남 보령 오천면의 ‘외연도 풍어당제’가 열린다.24일 보령시 및 지역문화계에 따르면 문화재청이 지난해에 이어 2년 잇달아 자연유산민속행사로 지정된 ‘외연도 풍어당제’가 보령시 오천면 외연도에서 26일 펼쳐진다.남궁경욱 외연도풍어당제추진위원장은 “음력 2월 보름(26일) 천연기념물 136호로 지정된 외연도 상록수림 일대에서 마을주민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주민들 안녕과 풍어를 비는 행사를 연다”고 밝혔다.‘외연도 풍어당제’는 ▲외연도 상록수림 내 전횡장군 사당에 장군의 위패를 모셔놓고 제를 올리는 ‘당제’ ▲산신에게 제를 올리는 ‘산제’ ▲용왕에게 제를 올리는 ‘용왕제’로 이어진다.전횡장군은 기원전 200년께 한나라에 대항하다 패장이 돼 부하 수백 명과 외연도로 피했으나 한 고조가 “투항하지 않으면 섬 전체를 토벌하겠다”고 엄포를 놓자 부하들과 자결했다는 전설이 있어 마을주민들이 전횡장군 사당을 모셔놓고 해마다 제를 지내고 있다.풍어당제는 산신께 밥과 떡으로 제사를 지내는 ‘노구제’, ‘기미제’를 시작으로 사당제단에 옷(치마, 저고리) 3벌을 올려 분양하고 당산에서 황소(지태)를 잡아 정성을 다해 전횡장군 제를 지낸다.전횡장군 제사를 마친 뒤 풍어당제를 위해 잡은 황소 뼈를 묻은 ‘뼈 묻은 바위’에 제물을 차려 놓고 옛날 제물을 훔쳐 먹고 바로 숨졌다는 김서방을 위해 산신당 바위 밑에 소머리 1쪽과 족, 몰골, 고기일부를 넣어두고 화장들과 함께 농악을 울리며 산을 내려온다.당주 일행은 하산 길에 외연도초등학교 뒤 팽나무와 바위, 학교 관사안의 팽나무와 바위, 등장마당과 백사장으로 가는 길목공터에서 간단하게 제사를 지내고 다시 풍장을 올리며 해변인 장벌에 나와 용왕제를 지낸다.용왕제를 마치면 안땅에 모여 고사를 지내고 푸짐한 제물을 나눠먹으며 잔치를 벌인다. 고사를 지내는 동안 당주와 화장은 재액과 뜬 귀신들을 바다멀리 내쫓는다는 뜻으로 퇴송배(띠배)에 음식을 실어 바다에 띄워 보낸다.퇴송배가 제대로 떠나가지 않으면 그 해에 좋지 않은 일이 생길 징조로 여겨 물때와 바람을 잘 봐 썰물이나 순풍에 의지해 멀리 떠나도록 이끈다.당제를 지내는 동안 당주는 다른 사람과는 달리 일체 말을 해선 안 된다. 당제에서 한복 3벌을 위패에 걸치는 것과 ‘지태’라 불리는 소를 제물로 올리는 것은 다른 당제에서 보기 드문 풍습이다.한편 풍어당제가 열리는 외연도는 대천항에서 50여km, 뱃길로 1시간40분쯤 걸리는 서해의 보물섬으로 1.85㎢(약55만평)으로 180여 가구, 500여 명이 어업으로 살아가고 있다. 오랜 전통을 이어오는 민속과 자랑거리들이 많아 2007년 문화체육관광부가 ‘전국에 가장 가고 싶은 섬’으로 뽑았다.왕성상 기자 wss4044@<ⓒ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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