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보통신학원·SKT, LG전자보다 먼저 눈동자 특허 출원 및 등록...LG전자 '우리와는 다른 특허'
한국정보통신학원이 지난 2004년 3월 국내 특허청에 출원한 '두 눈에서 반사되는 빛을 추적하여 단말기를 조작하는 방법 및 그 장치'에 관한 특허. 카메라가 사용자의 눈동자를 인식해 휴대폰을 조작하는 기술로 2007년 8월 특허 등록을 마쳤다.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갤럭시S4에 적용된 눈동자 인식 기술로 티격태격하는 가운데 LG전자가 관련 특허를 출원하기 전 유사 특허들이 다수 출원된 것으로 확인됐다. 눈동자 인식 기술이 '원조' 논란에 휩싸이면서 LG전자가 삼성전자를 상대로 특허 소송에 나설지, 소송을 제기해도 이길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20일 특허청에 따르면 한국정보통신학원은 지난 2004년 3월 특허청에 '두 눈에서 반사되는 빛을 추적하여 단말기를 조작하는 방법 및 그 장치'에 관한 특허를 출원했다. 이 특허는 휴대용 단말기에 내장된 카메라가 사용자의 두 눈에서 반사되는 빛의 위치를 추적해 눈으로 단말기를 입력하고 버튼과 화면을 조작하는 기술이다. 한국정보통신학원은 지난 2007년 8월7일 특허 등록(특허 등록번호 10-0749033-0000)까지 마친 상태다. 이는 LG전자가 갤럭시S4의 특허 침해 여부를 문제삼으며 지적한 핵심 기능을 포함하고 있어 향배가 주목된다. 앞서 LG전자는 2005년 출원해 최근 등록을 마친 '안구 감지 기능이 구비된 이동 통신 단말기(한국 출원번호 2005-0136292)'와 2009년 8월 출원한 '휴대 단말기 및 그 제어 방법(한국 출원번호 2009-0074802)' 특허를 내세우면서 "자사 특허는 휴대폰 카메라가 사용자의 눈동자를 인식하는 게 핵심"이라며 "갤럭시S4가 특허 침해 소지를 피해가기 어려울 것"이라고 삼성전자를 압박했다. 그러나 다른 출원자가 LG전자보다 앞서 눈동자 인식 특허를 등록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LG전자 고유의 기술이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정보통신학원 뿐만 아니라 다른 기업들도 이미 여러 차례 관련 특허를 등록했다. SK텔레콤은 2005년 10월 '눈동자 움직임으로 입력을 제어하는 방법 및 이동통신단말기'에 대한 특허를 출원했다. 이 특허는 카메라와 소프트웨어를 통해 눈동자 움직임을 포착하고 움직임에 따라 이동통신 단말기에 구비된 각종 애플리케이션을 제어하는 기능이다. 2006년 11월 특허 등록(특허 등록번호 10-0646031-0000)까지 마쳤다. KT, 팬택도 비슷한 기능을 특허 출원했다.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유사한 특허가 많다. NHK는 1994년 2월 시선이 중심부가 아닌 위치에 일정 시간 이상 머무를 때 화면이 이동하는 기능과 관련된 특허(일본 특허청 특허번호 06101727A), 캐논은 눈동자 위치를 검출해 화면에 해당 좌표를 표시하고 물리적 터치와 동일한 효과를 구현하는 기능과 관련된 특허(일본 특허청 특허번호 3814322)를 일본 특허청에 등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신체가 불편한 사람이나 운전자를 위해 눈동자 인식만으로 휴대폰을 제어할 수 있는 기능과 관련한 특허 출원이 줄을 이었다"며 "IT 업계에서 눈동자 인식 기술은 한 때의 트렌트였다"고 설명했다. 특허 업계 전문가는 "LG전자가 실제로 특허 소송에 나설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며 "삼성전자보다 먼저 관련 기술을 갖고 있었다는 점을 부각하는 마케팅 효과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분석했다.한편 LG전자 관계자는 "자사 특허는 이미 국내 특허청에 등록된 것으로 선행 기술이 없었다는 의미"라며 "다른 눈동자 인식 특허와는 청구 범위가 다르기 때문에 원조 논란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권해영 기자 roguehy@<ⓒ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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