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익기자
용산역세권 랜드마크 '트리플 원' 조감도.
[아시아경제 김창익 기자]코레일이 단기자금을 지원해 용산개발 부도를 막는 대가로 랜드마크 빌딩 시공권 등 민간출자사들의 기득권 포기를 끌어내기로 했다. 코레일은 삼성물산이 1조4000억원 규모의 랜드마크 시공권을 내놓으면 다른 시공사에게 시공권을 주고 출자에 참여시키는 방안을 찾고 있다. 이 방안이 받아들여지면 사업은 기사회생할 수 있으나 가능성이 낮다는 평가가 나온다.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코레일은 7일 오후 긴급 경영전략위원회를 열고 이같은 방안을 골자로한 드림허브 자금지원 방안을 논의했다.위원회에서는 시행사인 드림허브가 대한토지신탁에서 받아야할 손해배상금 257억원을 받을 수 있도록 지분율(25%) 만큼의 지급보증을 서는 방안이 주로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드림허브는 용산 사업 부지를 무단 사용한 우정사업본부로부터 받을 토지대여금 443억원 중 대한토지신탁을 통해 257억원을 받아 긴급자금으로 쓸 예정이었다.코레일은 드림허브 지분율 만큼인 64억2500만원에 대한 지급보증을 서면 당장 오는 12일 막아야할 어음 이자 59억원은 갚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다른 출자사들도 지분율대로 지급보증을 설 경우 257억원 전체의 조달도 가능하다. 코레일은 단기자금 대여를 통한 자금수혈 방안 등도 논의 중이다. 코레일이 긴급 경영전략위원회를 열어 부도 방지책을 논의한 것은 앞서 정창영 사장과 김기병 롯데관광개발 회장간 전격 회동에 따른 후속조치 성격이 짙다.김 회장은 7일 오전 서울역 인근 코레일 사옥의 정 사장을 직접 찾아가 코레일에 무조건 협조하는 대신 코레일이 625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 인수를 통해 부도를 막아달라고 요청했다. 두 수장의 만남은 이번이 처음이다. 어떻게든 파국은 막아야 한다는 절박감 속에서 대타협을 끌어내야 한다는 절박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코레일은 이 자리에서도 CB 발행은 다른 29개 출자사들이 2500억원 목표액의 나머지인 1875억원을 지분율대로 인수할 경우 가능하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특히 코레일은 단기자금을 지원하는 대신 다른 민간출자사들이 시공권 등 모든 기득권을 포기하는 방안을 요구할 방침이다. 롯데관광의 경우 이미 용산역세권개발(AMC)의 경영권(삼성물산 옛 지분 45.1%)을 양도키로 하는 등 모든 기득권을 내놓은 상황이다. 결국 삼성물산이 가진 1조4000억원 규모의 랜드마크 시공 계약을 원점으로 되돌리겠다는 뜻이다. 코레일은 경영전략위원회에 이어 8일 이사회를 열고 드림허브에 대한 자금지원 방안을 확정한다. 코레일은 이후 다른 주주사들과 4월까지 필요한 자금 590억원에 대한 조달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코레일 관계자는 “다른 출자사도 기득권을 내놓아야 한다”며 “다른 시공사들과 출자에 나설 경우 시공권을 주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타진 중”이라고 말했다. 드림허브 이사회는 앞서 지난달 27일 코레일이 제안한 4조원 규모의 증자 방안을 통과시켰다. 민간출자사가 1조4000억원을 출자하면 코레일이 땅값 2조6000억원을 현물로 출자하는 방안이다. 코레일이 랜드마크 시공권과 출자 맞교환을 제안한 시공사 중 참여의사를 밝힌 곳은 아직 한 군데도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창익 기자 window@<ⓒ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