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FRB로이드' 덕에 다우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미국 일간 USA투데이는 다우지수가 사상 최고치와 관련해 이처럼 평했다.FRB로이드란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와 프로 운동선수들이 운동능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사용하는 금지약물인 릫스테로이드릮의 합성어다.FRB의 달러 살포 정책, 다시 말해 대규모 양적완화 덕에 다우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고 비꼰 것이다. 뉴욕 증시의 현 주가가 미 경기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 셈이다.소비·제조·주택 등 여러 부문에서 미 경제가 살아나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그러나 고용과 뚝 떨어진 성장률 등 다른 한편에서는 여전히 미 경제를 낙관할 수만은 없다.과거 다우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2007년 10월 미 실업률은 4.7%에 불과했다. 하지만 현재 실업률은 7.9%다. 이를 감안하면 현재 다우 지수 사상최고치는 정당화될 수 없다는 주장도 분명 근거가 있다. 대다수 전문가도 이에 동의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에서조차 돈의 힘으로 뉴욕 주가가 치솟고 있다는 자조 섞인 한숨이 나올 정도다.2009년 3월 1차 양적완화 발표를 시작으로 2010년 11월 2차 양적완화, 2012년 9월 3차 양적완화, 2012년 12월 3차 양적완화 확대 발표를 통해 그동안 FRB는 시장에 막대한 유동성을 공급했다.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통화전쟁도 FRB가 사상 처음 제로금리와 양적완화 정책을 채택한 데서 비롯됐다고 볼 수 있다. 2008년 9월 투자은행 리먼브러더스 붕괴 직전 9000억달러에 불과했던 FRB의 보유 자산 규모는 잇따른 양적완화로 최근 사상 처음 3조달러(약 3258조원)를 넘어섰다. 올해 말께 4조달러로 늘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벤 버냉키 FRB 의장이 지난주 미 의회 반기 통화정책 증언에서 3차 양적완화를 지속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버냉키 의장은 3차 양적완화 규모를 줄여야 한다는 속도조절론이 제기되던 상황에서 논란에 쐐기를 박으려는듯 지금은 실보다 득이 많다며 3차 양적완화 고수를 주장했다. 필요하다면 오히려 자산 매입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이탈리아 총선 악재 등으로 주춤하던 뉴욕증시는 버냉키 발언을 계기로 다시 힘을 얻었고 사상최고치를 갈아치우는 기염을 토했다. 향후 다우지수 행보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는 이유도 유동성의 힘을 믿느냐 여부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낙관론자들은 FRB가 계속 대규모 국채 매입에 나서는 한 저금리 기조가 이어져 넘치는 유동성이 자산 가치와 주가를 끌어올릴 것이라고 믿는다. 그러나 비관론자들은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붕괴 가능성과 미국의 '시퀘스터(연방정부 예산 자동 삭감)' 발동에 따른 경제적 충격이라는 불확실성으로 주가가 더 오르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한다.장기적으로는 양적완화가 결국 부메랑이 돼 돌아올 것이라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FRB가 지난 4년 동안 시중에 푼 자산을 회수하는 과정에서 경제에 미칠 부작용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박병희 기자 nut@<ⓒ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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