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전문가들, ‘한양도성’ 오늘과 내일을 논하다

서울시, 22일 ‘한양도성 국제 학술회의-역시도시와 도시성곽’ 개최국내외 전문가 17명 참석… 개회사는 박원순 시장

▲ 22일 오전 서울시 신청사 8층 다목적홀에서 ‘한양도성 국제 학술회의-역사도시와 도시성곽’이 개최됐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회의에 앞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아시아경제 나석윤 기자] 전 세계 역사도시 전문가들이 한양도성의 이상적인 보존과 관리방안 모색을 위해 한 자리에 모였다. 이와 함께 세계 유수의 문화유산과 성곽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눴다. 서울시는 22일 오전 신청사 8층 다목적홀에서 국내외 전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한양도성 국제 학술회의-역사도시와 도시성곽’을 개최했다. 이번 학술회의는 지난해 11월 ‘서울 한양도성(등재명 SEOUL CITY WALL)’이 세계유산 잠정목록에 선정된 이후 처음으로 열리는 국제회의다. 최상기 서울시립대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학술회의에선 도시성곽이 갖는 가치와 의미 나아가 역사도시로의 발전 방향에 대해 열띤 공방이 오갔다. 개회사를 위해 단상에 오른 박원순 서울시장은 ▲향후 진정성 있는 도성 정비 ▲시민들과 함께하는 보존, 관리 ▲관광명소 등을 통한 소통, 공유공간 조성 등 3가지를 약속했다. 박 시장은 “한양도성은 조선왕조 600년의 역사와 향기를 머금은 값진 보물”이라며 “대도시 한복판에 이런 문화유산이 남아있는 도시는 흔치 않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시민들과 관련 단체, 전문가들과 함께 한양도성을 미래를 위한 공간으로 가꿔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양도성은 서울을 대표하는 유산(사적 제10호)으로, 총 길이는 18.6km다. 1396년(태조 5년) 한양 방위를 목적으로 전국에서 18만여명의 백성들을 불러 49일 만에 쌓은 축조물이다. 현재는 12.771km 복원이 완료된 상태이고, 향후 4.001km의 미복원 구간을 연결할 방침이다. 본격적인 회의에서는 4명의 해외초청자들과 13명 국내 전문가들이 발표와 토론을 통해 의견을 교환했다. 유네스코 자문기구인 이코모스(ICOMOS, International Council on Monuments and Sites)의 앙켈리누 콜로나 소피아 역사도시분과위원회 위원장의 기조강연을 시작으로 그리스, 이탈리아, 중국 출신 전문가들의 주제발표가 이어졌다.

▲ 인왕산 한양도성의 모습

첫 번째 발표자로 나선 아킨 누르 전 이코모스 터키 위원장은 ‘세계유산으로서 이스탄불의 도시성곽’이라는 주제로 터키의 성곽 보존 현황을 소개했다. “이스탄불은 오스만 제국에 정복되기 전까지 로마와 비잔틴 제국, 오스만 제국과 같은 세 제국의 수도였다”고 말문을 연 그는 “현존하는 도시성곽은 447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고 말했다. 또 “1985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위원회 결정에 따라 3곳이 세계문화유산 목록에 등재됐다”며 “현재는 2006년 설립된 ‘이스탄불 문화 및 자연유산 관리 위원회’를 중심으로 관리가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콜레타 테레사 이코모스 이탈리아 사무총장은 역사 요새도시로서 베로나, 페라라, 사비오네타 등의 사례를 전했다. 이탈리아 중남부에 위치한 이들 지역은 군사적 목적에서 성곽 성격의 요새를 세웠다. 특히 2006년 세계문화유산 임시목록에 등재된 팔마노바는 17세기 군사계획 모델로 구축된 요새도시로 유명한 곳이다. 테레사 사무총장은 “이탈리아 요새도시들은 도시 통합과 보존, 재건에 있어서 문제점과 증거를 동시에 제시하고 있다”며 “능동적인 보전과 재건을 위해 원칙을 세우고 보존, 관리에 임하는 게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이 밖에 통 번친(중국) 남경성시계획연구소 부소장과 이상해 문화재청 세계유산분과위원장도 각각 난징성벽과 한양도성이 가진 역사적 함의와 가치에 대해 발표했다. 한편 서울시는 이번 회의의 사전행사로 21일 발표자들과 한양도성을 순성하는 시간을 가졌다. 아울러 올 가을에는 ‘동아시아 도성제와 도시형태’라는 주제로 학술회의를 이어가는 등 매년 국제회의를 개최할 방침이다.나석윤 기자 seokyun1986@<ⓒ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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