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단상]당신이 하고 싶은 것 당장 시작하라

"우물쭈물하다가 내 그럴 줄 알았다."("I knew if I stayed around long enough, something like this would happen.") 아일랜드의 극작가 겸 소설가인 버나드 쇼(Geogre Bernard Shaw)의 유명한 묘비에 쓰여진 글귀다. 1925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그가 1950년, 95세의 나이에 임종을 앞두고 직접 묘비에 새겨달라고 한 유언이다. 버나드 쇼의 묘비명이 말하는 것은 내가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머뭇거리지 말고 바로 행동에 옮기라는 주문이다. 아무리 좋은 생각을 하더라도 행동에 옮기지 못하면 결과를 볼 수 없다. 2003년. 싸이더스에서 분사해 IHQ와 싸이더스HQ를 설립할 당시 일이다. 기획자로서 비교적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었지만 고민은 컸다. 사업을 잘 해보려면 분사를 해야하고, 그러려면 개인적으로 수십억원의 돈이 필요했다.  당시 내눈을 뜨게 한 문구가 하나 있었다. "걷고 또 걸으면 나중에 사람들이 그걸 길이라고 부른다"는 것이었다. 2010년, SK텔레콤에 팔았던 IHQ를 되샀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버나드 쇼처럼 노벨상까지 받은 이조차 망설이다 모험을 하지 못한 것을 후회했다는 생각에 다시 한번 모험을 감행했다.(대기업에 수백억원을 받고 회사를 넘기는 벤처기업인은 많지만 정 대표처럼 백수십억원을 들여 되사는 경우는 찾기 힘들다.) 이미 돈을 벌만큼 번 상황에서 다시 천문학적 돈을 들여 다시 모험을 한다고 하자 주위에선 미쳤다는 사람들이 많았다. 하지만 후회하지 않기 위해서는 모험을 감행해야 했다. 성인이 된 이후로 엔터테인먼트 쪽에서 걷고, 또 걸었다. 동국대 연극영화과 4학년때당시 최고의 가수였던 조용필 선생님의 로드매니저로 시작했다. 제도권의 잘 닦여진 길 대신 나는 운전대를 잡았다. 음악사업을 배우려면 최고의 뮤지션과 함께해야 한다는 생각에서였다. 그래서 조용필 선생님을 찾아가 어떤 일이든 시켜달라고 졸랐다. 이후 영화를 제작하고, 드라마를 제작하면서 엔터테인먼트 사업가로 커가는 과정에서도 수많은 반대에 부딪혔다. "로드매니저가 무슨 영화냐, 드라마냐"는 빈축에서부터 새로운 모험에 대한 걱정까지 반대의 이유는 셀 수 없이 많았다. 제작자로 자리를 잡은 이후에는 엔터테인먼트산업이 보였다. 미국에선 엔터테인먼트산업의 저작권이 정비되는 등 제도화 과정에서 대형 엔터회사들이 탄생했다. 우리도 2000년대 들어서 제도화가 되면서 큰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2006년 SK텔레콤에 최대주주 자리를 넘겨준 것도 대기업과 손잡고 세계적인 엔터기업을 만들기 위해서였다.지금도 대기업,중소기업을 막론하고 좋은 파트너들과 함께 건실한 엔터테인먼트 기업을 만들고 싶은 생각은 한결같다. 한국연예매니지먼트협회 회장을 맡고 있는 것도 로비나 검은 돈이 없는, 좋은 생태계를 만들고 싶은 의지 때문이다. 한국의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글로벌화에 안착하느냐 그렇지 못하고 일시적인 '패션'으로 남느냐하는 중요한 시점에 와 있다.  나는 지금 좋은 스태프들에게 회사 경영을 맡기고 공장장처럼 열심히 본연의 일을 하려고 한다. '회장님'소리 들을 생각은 추호도 없다. 한눈팔지 않고 한국의 엔터테인먼트 업계만을 위해 뛰는 사람으로 비쳐지면 다행이다. 정훈탁 IHQ 대표이사<ⓒ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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