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경제 행보에 나서 '선도적 경제'와 '선제적 대응'을 강조했다. 경제의 틀을 앞선 나라를 따라가는 추격형에서 이끄는 체제로 바꾸겠다는 것이 선도적 경제론이다. 선제적 대응은 최근의 환율문제에 대한 해법이다. 당면한 경제 현안과 경제정책의 지향점을 아우른 근혜노믹스의 함축으로 읽힌다. 하지만 선제적 대응과 선도적 경제 체제의 구축은 치밀한 전략, 능력, 의지가 두루 필요하다는 점에서 실천이 쉽지 않은 과제다. 박 당선인은 어제 무역협회와 경영자총협회를 찾아 "세계 경제의 침체 속에 엔저 공세가 겹쳐 어려운 기업이 많다"면서 환율안정을 위해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원화 환율의 추락으로 기업의 고통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효율적, 선제적 대응 의지는 환영할 만하다. 문제는 방법과 능력이다. 선진국들이 다투어 돈 풀기에 나서며 환율전쟁을 부추기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들과 맞서 일시적 시장개입에 나서는 것은 힘에 부칠 뿐만 아니라 지속성에도 한계가 있다. 투기성 자금의 유출입에 대한 효율적 통제수단을 구축하는 등 제도적 측면에서의 선제적 대응책 마련이 현명하다. 환율 안정이 발등의 불이라면 '선도형 경제'의 구축은 경제 패러다임의 근본적인 변환을 의미한다. 박 당선인은 이를 강조하면서 "기술개발과 창의성에 기반한 창조경제를 통해 성장동력을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관건은 우리에게 패러다임을 전환하기 위한 지혜와 역량이 있는가 하는 점이다. '창조경제'와 '선도형 경제'로 상징되는 박근혜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를 구체화하고 실천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역할부터 달라져야 한다. 정교한 전략과 함께 추진력 있는 리더십이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현오석(부총리)ㆍ조원동(경제수석)'으로 짜여진 박근혜 경제팀에 대한 일각의 불안감은 주목된다. 옛 경제기획원 출신으로 큰 그림과 상호 소통에는 능하겠지만 실물경제에 어둡고, 관 우월의식이 강하며, 미시적 대응에 취약하고, 돌파력도 의문시된다는 것 등이 이들에 대한 시장의 걱정이다. 박 당선인이 제기한 경제과제는 다음 주부터 새 정부의 몫이다. 시장의 우려와 현실적 한계의 극복은 근사한 말로 이뤄지는 게 아니다. 행동으로 새로운 창조경제를 보여주기 바란다.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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