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적자 운용사 최저자본 요건에도 미달..'비상'

파인브릿지 등 4개 운용사 자기자본 금융당국 최저 요건에 미달

[아시아경제 정재우 기자] 일부 운용사의 자기자본(자본총계)이 금융당국의 업무 인가를 유지하기 위한 최저자기자본요건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수년간 이어진 만성 적자로 꾸준히 자기자본을 까먹는 등 자본잠식이 심해진 탓이다. 운용사의 자기자본이 최저요건에도 미치지 못한 것은 자본시장법 체제 이후 처음이다.2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종합자산운용사인 파인브릿지의 자기자본이 74억원으로 금융당국이 규정하고 있는 최저자기자본 요건인 84억원에서 10억원 가량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1 사업연도 말인 작년 3월까지만 해도 자기자본이 91억원이었지만 작년 3분기(10~12월)까지 17억원 이상의 누적 당기순손실이 발생하면서 자기자본이 깎인 탓이다.특별자산전문 운용사인 RG에너지자원자산운용과 프런티어자산운용, 부동산전문 운용사 에스크베리타스자산운용 등 3개 자산운용사도 모두 작년 말 기준 자기자본이 최저자기자본요건에 2~5억원 가량 부족한 상태다.이밖에 종합자산운용사인 드림, 마이애셋, 블랙록도 모두 자기자본이 최저자기자본 요건보다 6억~8억원 가량 많은 상황이다. 순손실 등으로 10억원 이상 자기자본이 깎이면 역시 최저자기자본 요건에 미달하게 된다는 얘기다.이들 3개 종합자산운용사를 포함해 총 6개 운용사가 실제 자기자본과 최저자기자본 요건이 10억원 안팎의 차이를 보이고 있어 추후 실적에 따라 자기자본이 최저자본요건에 미달하는 운용사가 무더기로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업황 부진으로 만성적자에 시달리던 운용사들이 한계에 봉착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보유 자기자본이 최저자본요건에 미치지 못하거나 곧 미달이 발생할 위기에 처한 운용사들은 예외 없이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 있다. 작년 말 기준 전체 84개 운용사 중 37개 운용사가 자본잠식 상태다.운용사들은 종합집합투자업, 부동산 집합투자업, 특별자산 집합투자업 등의 업무 인가 종류에 따라 10억~160억원까지 최저자기자본요건 금액이 부여된다. 자본시장법은 운용사들이 이 금액의 70% 수준까지는 자기자본으로 보유하고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금융감독원 관계자는 “규정상 이렇게 자본요건에 미달한 운용사에는 1년의 유예기간이 부여되고, 1년 후에도 자기자본이 요건에 미치지 못하면 경영개선권고 등 적정시기조치가 들어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직 시기가 충분히 남아있는 만큼 문제가 생긴 운용사들은 유상증자 등을 통해 자본을 수혈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정재우 기자 jjw@<ⓒ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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