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주량은 줄었지만…한국 조선사, 품질은 1위

[아시아경제 박민규 기자]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중국에 수주 1위 자리를 내주고 있는 우리나라 조선산업이 선박의 품질과 기술력 면에서는 여전히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20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계적으로 인도된 선박 중 '올해의 최우수 선박'을 한국 조선사가 만든 배들이 휩쓴 것으로 나타났다.영국 조선·해운 전문지인 '네이벌 아키텍트'가 선정한 최우수 선박 50척 중 과반인 26척이 한국 조선사들이 건조한 배였다. 경쟁국인 일본(7척)과 중국(3척)을 크게 따돌린 것이다. 전년도에 최우수 선박 49척 중 22척을 우리나라가 차지했던 데 비해 점유율이 더 높아졌다.업체별로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STX조선해양·현대삼호중공업이 각각 4척, 성동조선해양 3척, 현대중공업·SPP조선 각각 2척, 현대미포조선·한진중공업·현대비나신 각각 1척씩 선정됐다.미국 조선·해운 전문지인 '마린로그'가 뽑은 최우수 선박은 총 13척 중 11척이 한국 배였다. 한국의 '올해의 최우수 선박' 싹쓸이는 기술력이 필요한 고부가가치 배 수주 영향이 컸다.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나라별 선박 수주잔량 대수는 중국이 1832척으로 가장 많아 한국(825척)의 두배 수준이다. 그 뒤를 일본(753척)이 쫓고 있다.그러나 금액 기준으로 수주잔량을 살펴보면 한국이 1069억달러(약 115조원)로 중국(721억달러)을 크게 제치고 있다. 일본(337억달러)과는 격차가 더 벌어져 있다.이는 한국 조선사들이 경쟁국보다 고가의 배를 많이 수주했다는 의미다. 고가일수록 첨단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에 선주들은 기술력이 입증된 조선사에 발주를 한다.일례로 액화천연가스(LNG)선의 경우 한국이 68척의 수주잔량을 보유 중인 데 비해 중국은 단 9척만 건조하고 있다.한국의 선박 수주잔량은 지난해 말 2920만CGT(표준화물환산t수)로 전년 3740만CGT보다 21.9% 줄었다. 같은 기간 중국의 선박 수주잔량은 3290만CGT로 31.9% 줄어 우리나라보다 감소율이 더 컸다. 한국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졌던 2008년 이후 계속 중국에 수주잔량 1위 자리를 내주고 있다. 하지만 갈수록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한 고부가가치·친환경 선박이 각광을 받는 상황에서 한국 조선산업의 경쟁력 우위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조선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한국 조선산업을 위협하고 있지만 한국 조선사들의 기술력을 뛰어넘으려면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라며 "한국 조선사들은 경쟁 우위를 지켜 내기 위해 더욱 힘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박민규 기자 yushi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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