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부패와 전쟁' 공염불되나?

中 웨이보, 부패 감시 역할..공산당엔 양날의 칼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중국의 새 지도부가 최우선 국정 목표로 선포한 ‘부패와 전쟁’에서 고전 중이라고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가 17일(현지시간) 전했다. 중국 정저우에서 동부 시외버스 터미널을 사적으로 운영하다 체포된 이 지역의 공산당 서기 판 지안후이 사건이 이를 증명한다는 지적이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주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절 연휴 기간 이 시외버스 터미널에는 수많은 인파로 붐볐지만, 정작 터미널의 매출은 판 서기의 부패 때문에 손실을 기록했다. 이 지역에선 이같은 부패에 항의하는 거리 시위와 지역 관료들의 불만이 잇따랐지만 판 서기에 대한 수사 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앞서 중국의 최고 지도자로 뽑힌 시진핑 총서기는 지난 달 “공산당은 호랑이나 파리와 동시에 싸울 것”이라며 부정비리 적발시 신분고하를 막론하고 엄벌에 처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중국 공산당이 외부 조사를 거부하는 이상 부패와 전쟁에서 승리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지난 수년간 투명한 정부 운동을 벌여온 상하이 법률가 양 이밍은 “법규와 민주주의만이 부패와 싸울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며 “현재 반부패 캠페인은 과거와 마찬가지로 더 이상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공산당이 권력을 공유할 의사가 없는 만큼 공직자들의 뇌물수수를 억제할 수 있는 구조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중국의 최고 간부 훈련기관인 중국통치아카데미의 왕 유카이 교수는 “현재 부패와 싸우기 위한 캠페인 방식은 지속가능하지 않다”며 당 산하 수많은 반부패 단체들과 경찰과 사법부 등 조사기관 등 반부패 업무를 수행하고 있지만 뇌물 수수 함정에 빠져든다고 강조했다. 정저우 지역의 부패의 경우 지난 1년간 지역 공무원들이 판 서기에 대한 비위 사실을 당 내부 부패신고 기관에 보고했지만, 해당 기관에선 개인적인 이슈로 분류해 경찰과 지역검찰에 처벌 없이 이첩했다.판 서기도 개인사업으로 버스터미널을 운영했다는 사실을 부인하고 않고 있다. 그는 1998년부터 계약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사건을 고발한 측에선 판 서기가 마을 위원장을 맡았던 7년 전부터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추정했다. 이 지역 경제는 버스터미널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터미널 순익은 4300만 위안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 때문에 마을 주민들은 판 서기의 계약 정당성을 따지기 위한 법정 소송을 결정한 것이다.이같은 부패를 알리는데는 중국판 트위터격인 웨이보가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일각에선 웨이보가 중국 정부의 투명성을 감시하는 기능을 시작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인터넷의 역할도 공산당으로선 딜레마라는 지적이다. 정부 비리에 대한 폭로가 잇따르면 당에 대한 평판도 나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지연진 기자 gyj@<ⓒ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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