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정부, 첫 내각 구성 분석…'좀 헐거운 운동복'

근혜노믹스 실무 관리형배치…親政체제로 초반 드라이브 건다

재정운용·미래동력·실천복지

현오석 경제부총리 내정자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 박연미 기자, 김철현 기자]실리콘 밸리의 성공 신화를 창조경제에 접목하고, 정치인 출신 실세 장관이 국민행복시대의 복지 비전을 구현하도록 한다. 관료 출신 경제부총리가 이를 조율하며 중산층 복원을 위한 정책을 총괄한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 첫 내각의 장관 인선은 이렇게 압축된다. 박 당선인은 17일 현오석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 후보자로, 김종훈 미국 벨연구소 사장을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로, 진영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부위원장을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로 내정했다. 관료, 기업인, 정치인 출신인 이들이 박 당선인이 여러 차례 강조한, 부처간 장벽을 넘어선 통섭을 이뤄낼지 주목된다. ◆재정운용-현오석, 자기색깔·리더십약해= 현오석 부총리 겸 재정부장관 내정자는 실무를 아는 관리형 인물로 평가된다. 재정경제부 경제정책국장을 끝으로 정부를 떠나 연구소장을 역임했다. 자기 색깔과 리더십에 의문이 있는 현 부총리 후보자가 경제정책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제대로 해낼 수 있을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인수위 부위원장을 지낸 진영 보건복지부 장관과 세계적인 벤처신화의 주인공인 김종훈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사이에서 부총리의 영(令)이 설지 걱정스럽다는 지적도 있다. 그는 내정 뒤 "성장과 복지의 선순환을 통해 중산층을 복원하고 국민행복시대를 열 밑거름을 만드는 일을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현 부총리 내정자가 풀어야 할 과제는 만만치 않다. 국가재정의 제약 하에서 박 당선인의 복지 공약을 이행하는 일이 최우선 과제다. 게다가 경제민주화를 실천하면서 성장을 이끌어내야 한다. 요컨대 '성장을 해치지 않는 복지'와 '일자리를 만드는 경제민주화'라는, 공존하기 어려워 보이는 가치를 실현해야 한다.

김종훈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

◆미래동력-김종훈, 도전정신 강조=김종훈 내정자는 새 정부의 핵심 부처로 부상한 미래창조과학부에 실리콘밸리 DNA를 이식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 내정자의 성공을 가능케 했던 실리콘밸리의 특징은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기술을 중시하고 이를 위한 지원체계가 갖춰져 있다는 점이다. 그 만큼 인재와 투자도 집중돼 실패하더라도 다시 도전할 수 있는 생태계가 구축돼 있다. 김 내정자 역시 지명 소감으로 '도전 정신'을 강조하며 실리콘밸리식 생태계 도입을 시사했다. 박근혜 당선인이 진영 인수위 부위원장을 복지부 장관에 내정한 것은 '박근혜표 복지' 완성을 위해서는 복지부의 위상과 권한을 강화시켜야 한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기초노령연금과 4대 중증질환 등 복지공약에 대한 잡음이나 말바꾸기 논란을 불식시킨다 결자해지 차원에서도 이뤄진 인선으로 보인다.

진영 복지장관 내정자

◆실천복지- 진영, 복지합의 끌어낼지 관심=보건복지부는 정부부처 서열기준으로 보면 10위권 밖의 부처다. 박 당선인의 복지공약 실현을 위해서는 2017년까지 대략 135조원이 필요하다. 복지지출 확대를 위해서는 내부적으로는 복지재정에 대한 강력한 개혁정책을 통해 불필요한 씀씀이를 줄여야하고 외부적으로는 청와대, 기획재정부, 국회 등과 협의해 복지예산을 따와야 한다. 진 내정자는 전날 간담회에서 복지 공약 수정가능성을 일축하면서 "(복지공약관련) 예산문제는 충분히 계산해보고 약속한 범위안에서 집행할 수 있다"면서 "반드시 실천할 수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보건과 복지, 식품안전 등에 대해서는 경험이 전무하다는 것이 약점이자 한계다. 한편, 진 내정자는 복지부 장관에 취임하면 의원직은 유지하되 현직 장관이 여당 정책위의장까지 겸직한다는 데 대한 부담이 커 정책위장직은 물러날 것으로 보인다.이경호 기자 gungho@박연미 기자 change@김철현 기자 kch@<ⓒ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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