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17일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에 김종훈 알카텔-루슨트 벨연구소 사장이 내정되자 미래부의 무게중심이 IT(정보통신)분야에 쏠릴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미래부가 당초 기초과학 분야에 중심을 둘 것이란 예상에서 벗어난 셈이다. 김 내정자는 통신장비업체 알카텔 루슨트 산하 벨 연구소 사장으로 통신장비업체 유리시스템스를 설립한 지 6년 만인 1998년 10억달러에 루슨트테크놀로지에 매각하면서 그 해 '미국의 400대 부호'에 뽑혀 이름을 알렸다. 미국IT업계에서 활동하는 한국인으론 가장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05년에는 49세의 나이에 노벨상수상자를 13명이나 배출한 세계 최고IT연구소인 벨 연구소의 수장으로 취임했다. 2011년 7월부터는 알카텔 루슨트 최고전략책임자를 겸하고 있다.IT업계에서는 '살아있는 벤처신화'로 알려진 김 내정자가 젊고 발로 뛸 수 있는 인물에다 실무까지 강해 업계의 사정을 고려한 정책을 펼칠 것이란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ICT 분야에 기술적인 이해도 깊은데다 직접 사업을 해 본 인물이라 탁상공론 정책만 내놓던 과거 정부 인사들과 다른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도 "우리나라 ICT 사업도 해외시장에 적극 진출해야하는데 ICT 세계화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일각에선 김 내정자가 통신기술(ICT) 중심의 단기 성과 위주 정책을 펼 경우 기초 과학기술이 소외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잇다. 방통위 관계자는 "그동안 미래부의 중심이 과학기술인지 통신인지 말이 많았지만, ICT기업 CEO 출신이 장관으로 내정된 것을 보면 통신 중심으로 방향이 정해질 것 같다"고 예상했다.김 내정자가 일하고 있는 벨연구소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벨연구소는 통신 네트워크 분야 글로벌 리더 가운데 하나인 프랑스 기업 알카텔-루슨트의 산하 연구기관이다.벨연구소는1925년 설립 이후 트랜지스터, 셀룰러, 유닉스 시스템, 레이저, 통신위성기술 등 통신 분야 핵심 기술을 개발했으며 현재 2만9000개 이상의 활성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세계 최고의 민간 R&D 기관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으며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8개국에서 통신 네트워크 기술과 기초 과학 연구 개발을 수행하고 있다.업계 관계자는 "김 내정자가 ICT와 기초 과학을 아우르는 미래창조과학부 수장으로 선택된 것은 벨연구소의 연구 범위, 위상 등과 무관치 않다"며 "기술적인 이해도 깊고 직접 사업을 해 본 인물이라 과거 장관들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심나영 기자 sny@<ⓒ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산업2부 심나영 기자 sny@ⓒ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