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대 주주, 사우스이스턴자산운용 델측 인수제안 반대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마이클 델 창업주가 사모펀드 실버레이크 파트너스를 끌어들여 추진하고 있는 델 컴퓨터 인수 및 상장 폐지 계획에 불만을 표시하는 델 주주들이 나타나면서 마이클 델의 델 인수전이 표 대결로 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1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델 창업주에 이어 가장 많은 델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사우스이스턴 자산운용은 지난 8일 델과 실버레이크가 제시한 인수가에 불만을 나타내며 인수가가 10달러 이상 높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우스이스턴이 요구한 인수가는 주당 24달러다. 앞서 델 창업주와 실버레이크가 제시했던 주당 인수가는 13.65달러였다. 델 창업주 측이 제시한 주당 인수가는 인수 제안 발표가 이뤄지기 전 델 주가에 25% 가량의 프리미엄을 얹어준 것이었다. 게다가 델의 주가는 2008년 중반 이후로는 24달러 이상에서 거래된 적이 없다. 하지만 델 유동 주식의 8.5%를 보유하고 있는 사우스이스턴은 평균 16.90달러에 델 주식을 매입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따라서 현재 델 창업주 측이 제시한 인수가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사우스이스턴의 요구에 대해 델은 8일 특별이사회에서 다른 전략적 대안들을 검토하고 있으며 주주들에게 최선이 될 수 있도록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델은 주주들에게 최대 이익을 보장해주기 위해 인수 제안 후 45일간 다른 투자자들이 더 좋은 인수제안을 할 수 있도록 유예기간을 두기로 한 바 있다. 만약 이 기간 동안 더 나은 인수제안이 없을 경우 표 대결로 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사우스이스턴에 앞서 이미 몇몇 소액 주주들도 델 창업주측의 인수제안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1%에 약간 못 미치는 델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제나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리처드 제나 공동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표 대결이 되면 접전이 될 것이라며 표 대결이 마이클 델을 위한 탈출로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델 창업주 측에서는 자신들의 인수제안이 실패할 경우 주가 하락을 우려하는 투자자들이 인수제안에 찬성해줄 것으로 생각하겠지만 실제로 과거 기술주 합병 사례를 봤을 때 이번 인수제안 실패에 따른 주가 하락은 없거나 하락해도 낙폭이 매우 적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우스이스턴은 인수 제안가 인상을 요구하며 우호세력을 늘리기 위해 현재 델 창업주 측이 제안했던 것보다 더 큰 이익이 주주들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특별 배당 등 여러 옵션을 검토해보겠다고 밝혔다. 사우스이스턴에 이어 많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T 로우 프라이스 그룹과 블랙록은 아직 델 창업주 측의 인수제안에 대해 이렇다할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표 대결이 이뤄질 경우 델 창업주와 그 관계자들이 보유한 지분 16%를 제외한 나머지 지분에서 과반 이상을 얻어야 한다. 샌포드 번스타인의 토니 사코나기 애널리스트는 델 지분의 20%는 인수 제안에 따른 차익을 취할 수 있는 투자자들의 손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사우스이스턴이 인수제안을 무산시킬 충분한 지지를 끌어내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박병희 기자 nut@<ⓒ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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