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 동남아·중남미 '취소', '취소'···글로벌 SK 비상

그룹 계열사 자금 횡령 등의 혐의로 기소된 최태원 SK(주) 회장이 1월 31일 선고 공판을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으로 들어서고 있다. 최우창 기자 smicer@

[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지난달 31일 구속된 최태원 SK(주) 회장은 이달 초 태국,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 동남아시아를 방문할 계획이었다. 최대 에너지 기업인 PTT그룹 등과 만나 석유저장창고 신규 건설 등 에너지 인프라 및 화학사업, 공정기술 등 협력사업 관련 내용을 점검하기 위해서였다. 최 회장은 지난해 PTT그룹 페일린 추초타원 CEO를 만나 다양한 협력방안을 모색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SK그룹은 최 회장의 이번 출장으로 태국과의 협력이 진전되면 IT 계열사인 SK C&C와 SK텔레콤, SK브로드밴드 등의 해외 진출이 가시화될 것으로 기대했다. SK텔레콤이 미얀마 등 동남아시아 일대서 진행중인 통신사업권 획득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봤다.최 회장은 이달 중순에는 중남미 출장길에 오를 예정이었다. 최 회장은 브라질, 페루 등 중남미시장에서의 자원외교를 강화하기 위해 이번 출장길에 정ㆍ재계 유력 인사들을 접촉할 계획이었다. SK이노베이션은 현재 전세계 16개국에서 25개의 광구 및 4개의 LNG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상반기 중에는 두바이 출장도 계획했다. 최 회장은 두바이를 유럽, 터키, 중동 진출을 연결하는 요충지로 보고 올해 전략 점검지역으로 정했었다. 유럽시장 진출의 관문인 터키에서는 화력발전소와 터널, 전자상거래 분야 사업을, 사우디아라비아와 쿠웨이트 등 중동 산유국에서는 자원 외교를 하겠다는 게 그의 구상이었다. 최 회장은 그동안 터키를 유럽시장 진출의 관문으로 삼고 화력발전소와 터널, 전자상거래 분야 사업을 진출시켰다. 세계적 에너지 기업인 스페인 렙솔사와는 윤활기유 합작공장 건설을 합의하면서 유럽시장 공략에 나섰다. 또 사우디아라비아와 쿠웨이트 등 중동 산유국을 수시로 찾아 정부 및 기업 관계자를 접촉하면서 자원외교 활동을 벌여왔기 때문에 중동 지역에 대한 사업 수요도 끊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전략적 대주주'의 글로벌 구상은 그의 구속으로 모두 취소됐다. 지난해 말 그룹 회장직에 이어 인사권까지 모두 내려놓고 오로지 전략적 대주주로서 글로벌 사업에만 전념할 계획이었던 최 회장의 구상도 수포로 돌아가거나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 글로벌 사업을 통해 그룹 가치를 300조원대로 끌어올리겠다는 비전 달성시점도 불투명해졌다. 최 회장은 올해 전략적 대주주로서 중동과 동남아시아, 중남미 등지에서 정부 고위 관료와 에너지기업 대표들과 직접 만나 글로벌 사업을 진두지휘할 계획이었다. 이를 위해 올해 200일 이상을 해외에서 체류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SK그룹 관계자는 "최 회장이 주도하고 있는 해외사업 대다수는 이제 막 시작한 프로젝트"라며 "정부 고위 관료와 에너지기업 대표들을 직접 만나 사업의 구체적 방안을 세워야 하는 데 회장 부재로 이를 제대로 챙기지도 못할뿐더러 대외적인 신인도도 하락할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최 회장은 세계 경제 회복이 불투명하고 국내 경제도 어려운 상황에서 기업경영 뿐 아니라 사회적 기업 활성화 등 우리 경제의 발전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해 왔다"며 "해외에서의 우리나라에 대한 이미지 개선에 크게 공헌해 왔던 점을 재판부가 고려해 주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대한상공회의소도 "대내외 경제환경이 매우 어렵고 수출과 내수회복이 절실한 상황에서 실형선고를 받게 돼 안타깝다"며 "특히 이번 판결로 그룹에서 진행해 온 일자리 창출을 위한 사회적 기업 활동과 지배구조 개선작업들이 영향을 받지 않을까 우려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은정 기자 mybang21@<ⓒ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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