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준 낙마가 국회 탓?…朴당선인 '인식' 논란

'딴소리 朴' 우려 목소리

<strong>김용준 전 총리 후보 사퇴에 문제 심각성 인식 옅어"좋은 인재가 우선" 원칙론 주장보다 현실 파악부터</strong>
[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김용준 전 국무총리 후보자(대통령직인수위원장) 사퇴를 바라보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시각과 태도를 둘러싸고 우려 섞인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박 당선인은 김 위원장이 총리 후보에서 사퇴한 뒤 하루가 지난 30일 여당인 새누리당의 강원지역 국회의원 8명과 서울 삼청동 안가에서 오찬을 함께 하며 "청문회에 가면 마치 죄가 있는 사람처럼 대한다"며 "(공직) 후보자나 후보자 가족 또는 주변 사람들이 공개되고, 공개된 청문회장에서 후보자가 사적인 부분까지 공격을 당하는 이유로 좋은 인재들이 공직을 맡기 두려워하는 것은 굉장히 걱정스럽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용준 위원장이 낙마한 데 대한 안타까움을 우회적으로 나타난 것이다. 문제는 박 당선인의 인식이다. 일단 김 위원장은 청문회를 거치지 않았다. 엄밀하게 따지자면, 언론의 사전 검증 세례를 이기지 못하고 스스로 발을 뺐다. 이내영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31일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김 위원장의 의혹과 관련해서는) 박 당선인 측의 검증이 그만큼 허술했다는 것"이라며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더욱 중요한 건 3권 분립의 한 축인 국회를 바라보는 박 당선인의 관점이다. 아직 취임도 안 한 상황에서, 자신의 '깜깜이 인사'가 불러온 악재를 단초로 몇몇 의원들을 불러놓고 국회를 비판하는 건 적절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이를 일종의 '위력 행사'나 '아집'으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민주통합당 박기춘 원내대표는 이날 당 고위정책회의에서 "청문대상자를 올바른 시스템에서 정확하게 추천하지 않고 제도가 잘못됐다고 한 건 본말이 전도된 것"이라며 "박 당선인은 이에 대한 인식과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촉구했다. 물론 우리나라 국회 청문회 고유의 문제점도 돌아볼 필요는 있다. 이내영 교수는 "예를 들어 미국은 사적인 부분은 비공개로 사전에 검증을 하고, 청문회에서는 후보자의 능력을 검증하는 데 초점이 맞춰진다"며 "청문회에서 사생활이 지나치게 드러나는 데 부담을 느끼지 않을 사람이 있겠느냐"고 설명했다. 그렇더라도 검증 자체의 의미를 깎아내려선 결코 안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방식이나 절차에 지나친 측면이 있다면 이를 건설적으로 손보면 될 뿐, '검증이 너무 지나쳐서'라는 식으로 바라봐선 안 된다는 것이다. '국회 탓'에 앞서 본인의 잘못된 방식을 바로잡고 후보자나 국민 모두 납득할 수 있는, 철저하면서도 합리적인 검증 시스템을 먼저 고민해볼 것을 박 당선인에게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김효진 기자 hjn2529@<ⓒ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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