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구없는 게임...국회발 규제 폭탄 파장 어디까지

[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국회발 규제폭탄에 주무부처 논의가 진척을 보이지 못하면서 국내 게임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셧다운제 확대와 게임중독 부담금 징수을 골자로 하는 일명 손인춘법과 이를 저지하기 위한 전병헌법이 잇따라 발의된 가운데 업계를 대변하는 게임산업협회와 지자체가 부랴부랴 성명서를 발표하는 등 상황이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국내 주요 게임사들이 본사를 두고 있는 성남시가 24일 국회에서 추진중인 게임 규제 법안에 반대입장을 밝혔다. 성남시는 이날 오전 성남시청에서 브리핑을 열고 "한국 게임산업의 비전을 긍정적으로 검토해 손인춘 새누리당 의원 외 17인이 발의한 인터넷게임중독 예방법안과 인터넷게임중독 치유지원법안을 철회해달라"고 요청했다. 이 규제안은 청소년들의 게임 이용 차단 시간을 확대하고, 게임사들에 매출 1% 이내에서 중독예방 기금을 징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성남시는 고강도 규제 법안이 세수와 청년일자리 감소를 가져와 국내 게임산업은 물론 성남시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것이라며 강한 유감을 표시했다. 지자체의 이해관계와 별개로 게임산업은 10조원 규모의 거대산업이다. 해외 수출액도 3조원을 넘어서 전체 무역수지 흑자의 5%를 담당한다. 산업구조면에서 효자산업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게임산업을 바라보는 바깥 시선은 '모든 범죄의 근원'쯤이다. 정부가 규제의 날만 세워도 반응이 미온적으로 반응해왔다.그러던 업계가 처음으로 협회 이름으로 한 목소리를냈다. 협회는 22일 공동성명서를 내고 국회서 추진 중인 규제법안이 "실효성이 없고 합리적이지 못하며 청년 실업 해소와 글로벌 5대 킬러콘텐츠 육성 등 새 정부의 역점 추진 사업과도 정면으로 배치되는 만큼 철회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부 규제가 게임 산업의 근간을 뒤흔들 정도로 위중한 만큼 업체들이 단결해야 한다는 동조적 움직임이 확산되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여성가족부가 도입한 셧다운제가 실효성이 없는 것으로 이미 검증된 마당에 해당 규제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설득력을 얻지 못하고 있다"며 "실효성도 없는 규제에 몇 번이나 덧칠을 해대는 구상 자체가 의문"이라고 일침을 놨다. 잘못된 정책 방향을 바로 잡기 위해서는 미래창조과학부 소속의 ICT부서가 게임을 담당해야 한다는 게 업계와 전문가들의 공통된 주장이다. 현재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 뿐만 아니라 여성가족부와 교육과학기술부, 행정안전부 등 게임 산업과는 전혀 관련 없는 정부 부처마저 직·간접적으로 참견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해에도 셧다운제 2종에 더해 쿨링오프제, 웹보드 사행화방지책 마련 등이 새롭게 시도되면서 업계를 뜨악케했다. 5개 부처가 규제에 손을 뻗으며 정부 부처간 규제 경쟁이 탄력을 받는 모양새를 보이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정치권의 계속된 엇박자를 바로 잡기 위해서는 주무부처를 일원화해 전문성을 갖추고 산업을 키워내는 방향으로 새 정부가 판을 짜 나가야한다"고 말했다. 조유진 기자 tint@<ⓒ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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