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으로 물납한 4억원 회생과정서 무상소각
강호갑 신영그룹 회장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새 중견기업연합회장으로 선출된 강호갑 회장의 그룹 자회사가 회생 과정에서 4억원대의 혈세를 낭비해 뒷말을 낳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강호갑 회장이 중견련 차기 회장에 선출되면서 그가 대표로 있는 신영그룹이 인수한 현기의 혈세 낭비가 눈총을 받고 있다. 현기는 2007년 영업환경 악화로 인해 국세를 주식으로 대신 물납했다. 국세청에 따르면 법인세ㆍ상속세ㆍ증여세ㆍ지방세 중 재산세 등은 법인에 현금과 자산이 없는 경우에 한해 주식이나 부동산 등으로 물납이 가능하다. 물납한 주식의 평가가치는 약 3억9000만원으로 알려졌다. 현기는 같은 해 12월 결국 회생절차 개시결정을 받았다. 문제는 법원이 2011년 회생계획안 변경안을 인가하며 구주를 100% 무상소각하면서 발생했다. 구주주의 권리가 100% 소멸되면서 국가가 물납한 주식을 매각해 국세를 받아낼 기회가 영영 사라지게 된 것. 회생계획안이 인가된 현기를 중견기업인 신영이 인수하면서 현기는 신정이라는 이름으로 새로 태어났다. 물납된 주식을 관리하는 한국자산관리공사는 "법원에서 무상소각 결정을 내렸으므로 어쩔 수 없다"며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 국세청 관계자도 "물납된 주식을 자산관리공사에 넘겨주는 순간 우리 손을 떠난 일"이라고 말했다.일각에선 국가가 혈세를 지키기 위해 추가적인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을 내놓는다. 금융권 관계자는 "현재 법령 체계로는 회생 과정에서 무상소각을 진행하면 속수무책으로 혈세를 날릴 수밖에 없다"며 "이의제기가 가능하게 하거나 새 인수자에게 일부 부담시키는 등의 대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물납 제도의 허술함은 국회에서도 여러 차례 지적돼 왔다. 지난해 기획재정부 국정감사에서 최경환 새누리당 의원은 "세금 대신 받은 물납주식이 1조원이 넘지만 평가손이 2852억원에 달한다"며 "비상장주식의 숨겨진 손실까지 감안하면 평가손 규모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업계 관계자는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혈세 낭비에 대해서는 비판이 있을 수밖에 없다"면서 "특히 그 대상이 신임 중견기업연합회장의 자회사라는 점에서 뒷말을 낳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지은 기자 leez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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