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등 대기업들이 투자를 줄이면서 현금보유자산을 크게 늘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중소기업들은 당장의 운전자금을 확보하는 것도 여의치 않다고 한다. 일부 우량 대기업은 자금사정이 넉넉한 반면 신용도가 낮은 중소기업의 자금줄은 꽉 막혀 있는 양극화 현상이 깊어지고 있는 것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9월 말 현재 현금성 자산은 18조8235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말보다 4조원가량(28%) 늘어났다. 현대자동차도 7조5000억원으로 20% 증가했다. LG전자와 포스코도 사정은 비슷해 각각 2조7000억원, 5조1000억원으로 9개월 사이 13%, 11%씩 늘었다. 대기업들의 현금성 자산 증가는 투자를 줄인 것이 큰 영향을 주었다. 삼성전자의 경우 올 1분기 7조7593억원에 달했던 시설투자 규모가 2분기 6조1887억원, 3분기에는 4조5354억원으로 계속 줄었다. 3분기 투자금액은 2010년 1분기 4조1415억원 이후 가장 적은 수준이다. 현대자동차, LG전자, 포스코 등도 투자 규모가 지난해보다 줄었다. 대기업들과는 반대로 중소기업들은 심각한 자금난에 시달린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중소기업의 65.7%가 외부자금지원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그 중 65.5%는 3억원 정도의 운전자금 마련도 어렵다고 호소했다고 한다. 금융권의 리스크 관리 강화와 신용도가 낮아 직접 금융을 통한 자금 조달도 쉽지 않은 때문이다. 대기업은 현금을 쌓아두고 중소기업은 자금난에 비틀거리는 현실에서 경제 활력의 회복이나 성장은 먼 얘기일 수밖에 없다. 기업들이 현금을 비축하는 것은 불황에 대비하는 경영전략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미래를 위한 투자까지 하지 않는 것은 곤란하다. 기업의 지속성장이 걸린 문제다. 나아가 경기활성화도, 일자리 창출도 기대할 수 없다.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과 설비 투자에 적극 나서야 한다. 정부와 정치권도 투자를 활성화할 방안을 내놔야 한다. 중소기업의 자금난을 덜어줄 대책도 서둘러야 한다. 신용도가 낮은 기업이라도 최소한의 운전자금은 융통할 수 있어야 한다. 정부 중소기업 정책자금의 효율적 운용, 금융권의 합리적 심사와 대출요건 완화 등이 필요하다.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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