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유역에 도착한 도심형 자기부상열차.
8mm 뜬 채 주행..소음 가정용에어컨 수준권도엽 장관 "국내외 보급 확산 지원할 것"[아시아경제 조태진 기자]"창문에 표시된 검은색 눈금을 잘 보세요. 잠시 후 조금 뜨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을 겁니다."29일 인천국제공항 교통센터에서 열린 '도시형 자기부상열차' 시범운행 행사장. 열차 안에서 안내를 맡은 신병천 한국기계연구원 자기부상열차 실용화사업단장의 목소리를 따라 객실 VIP들의 시선이 창가 쪽으로 집중됐다. 이윽고 눈금 뒤 풍경이 미세하게 움직였다. 자기력에 의해 지면에서 8㎜ 높이로 뜨는 순간이었다.출발 신호와 함께 열차가 가정용 에어컨이 가동되는 정도의 소리를 내며 출발하기 시작했다. 출발에 따른 진동 없이 미끄러지듯 철로 위를 달리기 시작했다. 신병천 사업단장 손에 들려져있던 소음측정기는 55~65데시벨(dB) 사이를 오갔다. KTX 평균소음 75dB 보다 낮은 소음을 유지하면서 용유역까지 6.1㎞ 구간을 10여분 동안 잠행하듯 달렸다. 덜컹거림이 전혀 없이 부드럽게 운행됐다.이날 시범운행에서 기록한 최고 시속은 83㎞. 한국기계연구원은 내년 8월 정식운행이 되면 객실 당 최대 115명을 태우고 시속 110㎞까지 달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소음이 워낙 적다보니 선로에 따로 방음벽을 설치할 필요가 없었다. 부가적인 시설비 절감효과가 숨어있는 것이다. 열차 안에서는 인천공항과 영종도를 둘러싼 서해바다가 한 눈에 들어왔다. 저멀리 갯벌에서 어패류 수확에 여념없는 어부들의 손놀림까지 볼 수 있었다.
권도엽 국토해양부 장관(오른쪽 세번째) 등 행사 참석자들이 도심형 자기부상열차 개발 관계자들을 격려하기 위해 박수를 치고 있다.
신 사업단장은 다시 한번 창문을 응시해 줄 것을 주문했다. 갑자기 창문 색깔이 스스르 하얀색으로 변했다. 신 사업단장은 "운전사의 조작이나 자동센서에 따라 인구밀집지역을 지나거나 햇빛 등이 들어올 때 커튼 역할을 할 수 있는 기능을 적용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용유역에 도착, 정지할 때도 진동이 거의 감지되지 않았다. 권도엽 국토해양부 장관은 열차 개통 관계자들을 격려하자며 박수를 유도하는 등 분위기 띄우기에 나섰다. 권 장관은 "오늘 선을 보인 자기부상열차는 최첨단 친환경 교통수단으로서 앞으로 활용가치가 많다"며 "실용화 완료단계까지 기술적인 부분을 개량 보완해서 해외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하자"고 강조했다.이어 "유지관리비가 기존 경전철보다 절감되고 건설비용도 저렴한 만큼 국내 각 지자체에도 확산되도록 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기존 경전철에 비해 구조물이 단순하고 시설 마모가 적어 운영비가 70~80% 정도로 줄어든다는 것이 국토부의 설명이다. 이에 지자체들의 유치작전이 시작됐다. 대전시는 대전도시철도 2호선을 도시형 자기부상열차로 확정했다. 이번 사업에는 노선 건설과 양산차량 제작 등에 총 4145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됐다. 시공은 GS건설 컨소시엄이 담당했다. 인천국제공항 도시형 자기부상열차는 시운전을 거쳐 내년 2013년 8월 개통해 무료로 운행할 계획이다.정식 개통이 되면 우리나라는 2005년 일본 나고야에 이어 세계 두번째로 도심형 자기부상열차 시스템 상용화 기록을 세우게 된다.
용유역 차량기지에 정차된 도심형 자기부상열차.
영종도(인천)=조태진 기자 tjjo@<ⓒ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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