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진타오 지도부와 함께 저무는 '저우샤오촨 시대'.. 후임인선에 주목
차기 중국 인민은행장 후보로 거론되는 상푸린(尙福林) 은행업감독관리위원회 주석(왼쪽)과 궈수칭(郭樹淸) 증권감독관리위원회 주석(오른쪽). 자료사진=블룸버그
[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 중국 차기 지도부의 출범과 함께 후진타오(胡錦濤) 시대가 막을 내렸다. 중국 인민은행의 최장기 재임 총재인 저우샤오촨(周小川, 64) 인민은행장도 새로 출범한 19기 중앙위원회에서 빠지면서 퇴임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신(新)G2 시대’ 중국의 경제사령탑을 누가 이어받을 것인지에 쏠렸다.블룸버그통신은 지난달 27일 중국의 양대 금융감독기관장인 궈수칭(郭樹淸, 56) 증권감독관리위원회(CSRC, 증감회) 주석, 상푸린(尙福林, 61) 은행업감독관리위원회(CBRC, 은감회) 주석이 가장 유력한 양대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고 전했다. 두 사람은 중국 4대 은행에서 각각 수장을 지냈고, 인민은행 부행장도 역임하는 등 비슷한 길을 걸어 왔지만 성향 면에서는 정반대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누가 인민은행장이 되느냐가 향후 중국 경제정책의 큰 방향을 가를 것이라는 분석이다.궈수칭 증감회 주석은 중국 사회과학원 법학과 박사와 영국 옥스퍼드대학 연구원을 거친 엘리트 이코노미스트다. 국가외환관리국(SAFE) 국장과 인민은행 부총재를 역임했으며, 중국 2위 은행 건설은행장으로 6년간 재임하면서 국유은행 최초로 홍콩증시에 상장하고 자산규모를 3배로 늘리는 등 능력을 발휘했다. 특히 증감회 주석으로 일하는 동안 거래세를 감면하고 적격외국인기관투자자(QFII) 자격기준을 대폭 확대하는 등 자본시장 개방을 진두 지휘하며 강력한 개혁의지를 보였다. 유창한 영어실력 덕에 미국 TV토크쇼에도 출연할 정도로 외향적 성격이다. 반면 상푸린 은감회 주석은 매우 보수적이고 신중한 성격이며, 좀처럼 전면에 나서지 않는 편이라 인지도도 떨어지는 편이다. 인민해방군 출신으로 청두 서남재경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따고 인민은행에서 일하던 그는 인민은행장을 겸임하던 주룽지(朱鎔基) 부총리의 신임을 얻어 농업은행장으로 임명돼 경영쇄신에 앞장섰다. 인민은행 부행장을 거쳐 2002년 증감회 주석을 맡아 10년간 중국 증권시장의 투명성을 확보하고 폐습을 근절하는 성과를 올렸다.중국이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어느 때보다도 커진 지금 인민은행의 정책방향은 세계 경제의 지형을 바꿀 수 있다. 글로벌 경제환경이 급변하는 가운데 중국 경제는 내년 7%대로 더 둔화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외에도 위안화의 국제적 위상 강화,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기구에서의 중국 영향력 확대, 성장률 지속을 위한 금리정책, 자본시장 개혁, 무역불균형 대처 등 어려운 과제가 널려 있다. 차기 인민은행장의 어깨가 어느 때보다도 무거운 이유다. 무엇보다도 두 후보자의 차이는 개혁성이다. 누가 되느냐에 따라 향후 인민은행의 정책은 상당히 다를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중국 경제 전반에 걸쳐 개혁이 시급하기에 궈수칭이 더 유력하다는 쪽에 무게를 둔다. 위융딩(餘永定) 전 인민은행 통화정책위원은 “상푸린이 ‘가장 유력한 후보’라면, 궈수칭은 ‘가장 뛰어난 후보’라고 평가했다.‘붉은 자본주의(Red Capitalism)’의 공동저자인 프레이저 하위는 “상푸린은 너무 조심스러운 성격이라 8년 동안 중국 주식시장을 근본적으로 거의 바꾸지 못했다”면서 “근본적인 개혁이 필요하다면 차기 인민은행장으로는 궈수칭이 적합할 것”이라고 말했다.두 후보의 능력보다는 정치적 외부요인이 결정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천즈우(陣志武) 미국 예일대 경영학 교수는 “누가 더 적임자인가에 상관없이 시진핑(習近平) 총서기와 리커창(李克强) 국무원 부총리의 뜻에 따라 결정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김영식 기자 grad@<ⓒ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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