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유럽의 부동산회사들이 무서운 속도로 회사채를 발행하고 있다. 올해 발행된 채권만 지난해의 두 배 수준으로 늘었다. 금융권에 대한 부동산 업계의 환멸을 방증하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가 조사해 25일(현지시간) 공개한 올해 9월까지 유럽의 부동산 그룹의 채권 발행 규모는 154억 유로(21조6773억원 상당)로, 지난해 83억 유로 보다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연말에는 200억 유로에 근접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처럼 회사채 발행이 증가한 것은 은행권 보다 자금 조달이 저렴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올해 발행된 134개 채권의 평균 쿠폰 금리는 4.74%로 초저금리 시대 은행권 보다 덜 비쌌다. 가장 단적인 사례로 프랑스의 부동산투자회사 유니베일 로담코의 경우 7억5000만 파운드의 5년 만기 회사채를 발행하면서 약속한 쿠폰 금리는 0.75%에 불과했다.시장조사업체 DTZ에서 글로벌 리서치 부분을 담당하는 한스 브렌슨 사장은 “많은 부동산업체들이 자금 조달 방법을 전형적인 은행으로부터 다각화하려고 하고있다”고 분석했다. 대출 조건이 까다로운 은행 대신 채권 시장의 금리도 저렴한 만큼 회사채 비율을 늘리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부동산회사에 대한 은행의 대출은 지난 5년간 급격히 감소했다. 유럽의 은행들이 금융위기 전에 축적한 빚을 청산하려고 노력한 탓이다. 독일의 코메르츠 은행이나 프랑스의 소시에트 제네랄 은행 들은 부동산 분야에 대한 대출을 보류해왔다. 은행들의 깐깐한 대출 조건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내년부터 은행자본 건전화를 위한 ‘바셀 III’가 시행되기 때문이다.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는 향수 수년간 회사채를 비롯해 사모펀드 등 이른바 부동산 추가 자금조달 시장 규모가 2000억 유로를 넘어설 것으로 추정했다. 지연진 기자 gyj@<ⓒ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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