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市위탁사업에 적용해야"[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유럽 순방중인 박원순 서울시장이 "복지관련 일자리 창출의 제 3영역은 '협동조합'과 '사회적 기업'"이라며 "청년이나 은퇴한 어르신들의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데 이런 사회적경제 형태가 유용하다"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바르셀로나, 볼로냐, 파리 등 유럽 3개 도시의 사례들을 살피고 돌아와 협동조합과 사회적기업에 적용할 수 있는 방법들을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그는 순방 내내 실직, 비정규직, 골목상권 붕괴 등 양극화의 대안으로 이러한 제 3영역의 발전을 꼽았다. 이에대해 협동조합 관련 전문가들은 서울시에서 적용가능 한 사례들을 모아보고, 우선적으로 현재 시가 기업에 위탁하고 있는 사업들을 확인해 적용 가능한 활동을 살펴야 한다는 제안을 내놨다. 또 무엇보다 '협동', '사회적 자원'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시의 홍보와 교육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업 문제 해결·복지 분야 대안"= 17일(현지시간) 박 시장은 프랑스 파리의 노숙자 재활 사회적 기업인 '에스파스(Espaces)'를 둘러봤다. 에스파스는 20년전 세워진 사회적기업으로, 지난 1993년 르노자동차 공장부지가 문을 닫게 되면서 환경보존을 위한 협회를 만들고 사회적 고용을 창출한다는 취지에서 생겨났다. 현재 400명의 회원에다 상근직 55명, 자원봉사자 50명 정도가 이곳에서 활동 중이다. 실직자를 위한 재활기구로, 120~140명 정도가 재활교육을 받고 있다. 에스파스 관계자는 "협회는 실직자들에게 환경 정비와 감시 활동 등 이와 관련한 직업훈련을 시키고 있으며, 환경복구공사와 관련된 재정협조와 관련된 전문성을 갖고 자치단체를 통해 환경공사를 할 때 지원을 받는 노하우를 쌓아 일자리창출과 더불어 환경보존 활동들을 일반대중에게 홍보하고 직접 업무를 수행하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그는 이어 "환경공사를 통한 재활활동을 벌이기 위해서는 재정확보가 필수적인데, 중앙정부 내 환경관계 기관에서 지원을 해주는 곳이 있고, 민간기업 중에서도 협찬을 통해 활동을 지원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곳에 오는 재활대상자들의 교육은 보통 6개월, 1년 단위로 이뤄지며 취업에 성공하는 비율은 60%가 넘는다.박 시장은 "이곳 상근자들 중 많은 이들이 사회적 기업 전문가일 것인데, 우리나라의 사회적 기업도 전문가를 육성해야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지난 15일 박 시장은 민-관 연대방식 보육시설을 설립해 운영중인 볼로냐 '보육' 관련 협동조합인 '카디아이(CADIAI)'를 둘러봤다. 카디아이는 유치원교사, 간호사, 전문교사가 좋은 일자리 유지를 위해 설립한 노동자 협동조합이자 취약자 고용과 돌봄 서비스제공을 목적으로 한 사회적 협동조합의 정체성을 동시에 갖고 있는 복합적 성격을 갖는다. 카디아이는 볼로냐 시와 '카라박(KARABAK) 프로젝트'로 민-관 연대방식으로 보육시설을 설립했다. 볼로냐 시가 부지 및 운영비를 지원하고 어린이집 건설비용은 협동조합이 공동 부담하는 대신에 일정기간 운영권을 가지고 운영 후 운영기간이 끝나면 소유권을 시로 이전한다. 카디아이는 급식노동자협동조합 캄스트(CAMST), 건축노동자협동조합 치페아(CIPEA)와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해 이 프로젝트를 추진, 현재 11개 어린이집을 운영 중이다.박 시장은 "카디아이도 처음에 실업자들이 시작했다고 하는데 우리 시도 복지영역에 예산 집중투입하고 있는 주택, 교육, 돌봄 보건 등 부문은 여전히 민간기업이 하거나 공무원이 직접운영하는 게 많은데, 그 주최로 제 3영역이 사회적기업이나 협동조합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특히 그는 "우리는 국공립만해주면 끝나는 걸로 생각하는데 그것도 누군가가 위탁받아 진행하는 것이고, 위탁받은 사람이 얼마나 품질 좋은 교육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가에 대해서 충분히 검토돼 있지 않았다"라며 "노동조합형태의 협동조합이기 때문이 자기들이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라 더 열정을 가지고 일할 수 있으며, 이곳은 국공립시설보다 더 인기를 누리는 등 효과가 크다"고 언급했다.◆"시가 위탁하는 사업들 잘 살펴, 협동조합으로 활용해 볼 것"= 박 시장의 유럽 사회적경제 시찰을 두고 전문가들은 '협동'에 대한 사회적 합의와 교육, 이를 기반한 협동조합과 사회적기업에 대한 지원을 제안했다.김기태 한국협동조합연구소 소장은 "서울의 경우 서비스 산업이나 IT 등 3차 산업을 육성해야 하는데, 특히 큰 자본이 필요하지 않은 생활경제와 연계한 협동조합을 생각해 볼 수 있다"면서 "이에 대한 경험이 미천해 예전에는 보조금을 주는 직접지원형태로만 지원이 이뤄졌지만, 앞으로는 창업을 원하는 곳에 비즈 모델, 인적구성 컨설팅 등 다양한 교육들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 소장은 이어 "지금 서울시가 영리기업에 위탁해 진행하고 있는 사업이 얼마나 되는지 그 숫자와 예산을 잘 살펴야 한다"면서 "현재 만들어진 협동조합과 연계하고 주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사업들을 매칭시켜주면 큰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특히 주민참여형 협동조합은 서울시의 마을만들기 사업과 연계해 동 단위의 사업에 적용해 볼 수 있을 것이란 제안이다. 500여개가 넘는 서울의 동 단위 마을에, 주민들이 함께 마을기업을 꾸리거나 마을버스 사업도 시민주주기업처럼 주민들이 출자해 비용을 줄이고 각 상황에 맞도록 운영하면 그 지역 일자리 창출에도 도움이 될 것이란 의미다. 김 소장은 "이를 위해 개인 영리기업에 유리한 제도부터 고쳐놓고, 중소기업지원정책과 마찬가지로 협동조합에도 지원하는 등 활용할 만한 사업들을 제도적으로 만들고, 민간역량을 키울수 있게 홍보, 교육해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오진희 기자 valer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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