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 출신의 교육계 거물' vs '현장교사 출신 사회운동 대부'

서울시교육감 재선거, 보수-진보진영 단일후보로 나선 '문용린'과 '이수호'의 맞대결

[아시아경제 이상미 기자]'교수 출신의 교육계 거물' vs '현장교사 출신인 사회운동의 대부' 12월 19일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서울시교육감재선거에서 상반된 행로를 밟아온 인물들이 보수와 진보 진영의 후보로 나서 맞붙게 됐다. 지난 2일 문용린 후보가 보수진영의 단일후보로 추대된 데 이어 진보진영도 13일 이수호 후보로 단일화를 이뤄낸 것이다. 보수진영의 문용린(65) 후보는 약 30년간 교수로 재직하며 교육부 장관을 지내는 등 교육계에서 굵직굵직한 경력을 쌓아왔다. 그는 서울대 사범대 교육학과에서 학사ㆍ석사 학위를 받고 미국 미네소타대에서 교육심리학 박사 학위를 받은 후 1979년부터 대학 강단에 섰다. 1990년 서울대 교수로 임용된 문 후보는 올해 8월 정년퇴직하면서 오랜 교수 생활을 마감했다.

보수진영의 단일후보로 추대된 문용린 후보가 지난 12일 서울시교육청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문 후보는 1996년부터 2년간 대통령 직속 교육개혁위원회의 상임위원으로 활동했고, 2000년 김대중 정부 시절 제 40대 교육부 장관으로 재직하는 등 정부에서 교육정책을 다루며 일한 경험도 있다. 그러나 장관 재직 당시, '수도권 대학정원 자율화 문제'나 '저소득층 과외비 지원' 등에 대한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데다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일 전야제인 5월17일 광주에서 벌인 술판사건까지 폭로되면서 8개월 만에 경질됐다.  진보진영의 단일후보로 추대된 이수호(63)후보는 1974년 경북 울진 제동중학교에서 교사생활을 시작한 평교사 출신이다. 문 후보가 대체로 제도권 내에서 경력을 쌓아온 반면 이 후보는 전교조 결성운동을 주도해 1989년 해직되는 등 시련을 겪었다. 10년만인 98년 이후 전교조가 합법화되면서 선린인터넷고등학교로 복직했으며 2001년 전교조 9대 위원장으로 선출됐다. 2004년부터는 민주노총 제4기 위원장으로 활동한 데 이어 2010년에는 박원순 서울시장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는 등 사회운동 진영에서 많은 활동들을 펼치며 재야와 시민운동의 구심점 역할을 해왔다. 이 같은 '화려한' 경력에도 불구하고 이 후보는 늘 "마음은 교단에 있다"고 얘기하는 등 교직에 대한 열정을 놓지 않았다.

진보진영 단일후보로 선출된 이수호 후보가 지난달 23일 서울 광화문광장 세종대왕 동상 앞에서 교육감 출마를 선언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후보는 민주노총위원장을 지내던 당시 민주노총 대의원대회 폭력사태, 집행부의 비리사태 등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하면서 비판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수석 부위원장의 비리로 촉발된 내부 갈등으로 인해 당시 이수호 위원장 등 지도부는 총사퇴 수순을 밟았다.  대조적인 삶을 살아온 두 후보의 대결은 보수와 진보 간의 대결 이외에 이번 교육감 선거에서 또 하나의 주목되는 대목이다. 한 교육계 관계자는 "단순히 양 진영의 단일후보를 넘어서서 교수 출신 대 현장교사 출신이라는 점과 전 교육부 장관 대 전 전교조 위원장 등 여러 측면에서 흥미로운 대결 구도가 형성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상미 기자 ysm1250@<ⓒ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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