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수준 집값 하락땐 '빚독촉 가구' 8배로

◇서울대 금융硏 스트레스테스트 금융권 만기연장하면 충격 작아[아시아경제 노미란 기자]주택가격이 1990년대 초반 일본수준으로 떨어지는 상황에서 금융회사가 만기 도래한 대출을 회수하려 한다면 고위험 주택담보대출 가구는 현재의 8배 수준으로 치솟는 것으로 나타났다.김영식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와 장 민 금융위원회 자문관, 최성호 코리아크레딧뷰로(KCB)연구소 연구원은 13일 서울대 금융경제연구원 정책심포지엄에서 이 같은 내용의 '우리나라 가계부채, 스트레스테스트' 보고서를 발표했다.김 교수는 1990년대 초반 일본의 주택가격이 36.1% 급락했던 상황을 가정해 우리나라 주택담보대출 보유가구의 차환위험을 분석했다. 표본 조사의 대상이 되는 가구는 지난 6월 기준 일시상환대출 보유 가구 가운데 1년 이내 대출 만기가 도래하는 가구로 전체 162만9000 가구의 73.6%에 달하는 120만 가구다.김 교수 등은 주택담보대출 1건만을 소유하고 해당주택에 거주중인 가구를 분석 대상으로 한정하고, 주택가격과 소득, 금리, 낙찰가율 충격에 따른 스트레스테스트를 실시했다고 밝혔다.이들 가구를 대상으로 주택가격이 일본 수준으로 떨어지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해 담보인정비율(LTV)이 낙찰가율인 50% 밑으로 낮아진 가구의 만기연장이 안 된다고 봤을 때 고위험군은 현재의 7.02%에서 60%로 8.5배 급등했다.같은 가정 아래에서 금융회사의 손실률은 은행ㆍ보험권이 0.091%에서 0.621%, 캐피털ㆍ신용협동조합ㆍ저축은행 등이 0.953%에서 7.773%로 치솟았다.반면에 금융권이 만기연장을 해줄 경우 나타나는 충격은 그렇지 않을 때보다 현저히 낮아졌다.다른 조건이 같다고 봤을 때 금융권이 만기연장을 해준다면 일본 사례처럼 주택가격이 36% 떨어져도 연체율은 0.1%포인트 오르는 데 그쳤다.김 교수 등은 이런 분석 결과를 토대로 주택가격이 급락해도 은행의 상환 요구로 가계의 원리금 상환부담이 늘지 않으면 고위험군으로 떨어지는 가구는 거의 없을 것으로 평가했다. 이어 "주택가격이 하락할 때 금융권이 대출 회수에 나서면 연체율은 물론 금융회사 손실률도 급등하는 만큼 시장여건을 봐가며 금융회사들이 탄력적으로 대응한다면 장기적으로 금융회사 수익과 가계대출 건전화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 민 자문관은 "차주 단위의 실제 부채 자료를 가구단위화한 후 가계부실 위험을 분석한 최초의 연구라는 데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노미란 기자 asiaroh@<ⓒ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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