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3 가계부채 공약, 개인책임부분 빠졌다

[현장리포트] 포퓰리즘 비판 이어져
[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선거가 30여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표심을 잡기 위한 대선 후보들의 정책경쟁이 한층 뜨거워지고 있다. 특히 관심을 끄는 쟁점은 1000조원에 육박하는 가계부채 해결을 위한 대책이다.11일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를 끝으로 대선주자 3인이 모두 가계부채 대책을 내놨다. 박 후보는 최대 18조원 규모에 이르는 '국민행복기금'을 조성해 가계부채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공약했다. 잠재적인 지원 대상자가 모두 658만명에 이른다고 설명할 정도로 야심만만한 대책이다.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는 이자제한법, 공정대출법, 공정채권추심법 등 일명 '피에타 3법'을 골자로 해 연 30%인 이자율 상한을 예외 없이 25%로 내리는 공약을 내놓았다. 안철수 무소속 후보는 2조원 규모의 '진심 새출발 펀드' 조성을 핵심으로 하는 대책을 제시했다. 각 후보의 가계부채 공약은 가계부채 취약계층 등 저소득층 지원에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개인의 책임에 대한 부분에 대해서는 모두가 입을 닫고 있다는 점이다. 가계부채가 결국 자기 책임에 따른 금융행위의 결과란 점에서 우려되고 있는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를 어떻게 방지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찾아볼 수 없다.지원 대상자에 대한 기준도 모호하다. 가령 도박, 낭비 등 무절제한 생활로 가사를 탕진하고 파산한 사람도 지원 대상이라면 어떤 국민이 납득할 수 있을까. 이처럼 모호하고 지나치게 광범위한 지원 범위는 실행 가능성보다 표를 얻기 위한 '포퓰리즘'에 불과하다는 비판으로 이어진다.가계부채 문제는 채무자인 가계와 채권자인 금융회사가 우선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순리다. 채무자는 최대한 빚을 갚아야 하고, 채권자는 부실대출 책임을 지고 일정 부분 고통을 분담해야 한다. 이것이 시장경제 원칙에 부합한다. 이런 원칙과 과정을 생략하고 시혜적 대책을 남발하면 시장의 원칙은 흔들릴 수밖에 없다. UCLA대 앤더슨경영대학원 석좌교수인 세바스티안 에드워즈는 그의 저서 '포퓰리즘의 거짓 약속'이란 책에서 "포퓰리스트의 이야기는 언제나 엄청난 희열과 함께 시작돼 급격한 인플레이션과 실업률 증가, 임금 하락으로 끝이 난다"고 말했다. 이런 정책들은 매번 실패했고 혜택을 기대했던 빈민층과 중산층에 피해를 준다는 것이다. 결국 유권자들의 표를 의식해 급조된 선심성 공약의 폐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간다는 뜻이다.조강욱 기자 jomarok@<ⓒ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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