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 우즈 '설계가로 첫 삽 뜬다'

3차례 계약 무산 끝에 멕시코 카보산루카스서 '설계가 첫 걸음'

타이거 우즈가 골프장 설계를 위해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골프닷컴

[아시아경제 손은정 기자]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과연 코스설계가로 성공할 수 있을까? 우즈는 사실 두바이 등지에 설계를 의뢰받아 이미 3차례나 계약을 한 적이 있다. 하지만 글로벌 경제 위기로 모조리 무산되고 이번이 진짜 자신의 첫 설계코스가 될 전망이다. 멕시코다. 미국 골프닷컴이 최근 독점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카보산루카스의 리조트단지에 부동산회사인 디아만테와 손을 잡고 개발을 추진 중이다.'엘 카르도날'이라는 이름이다. 원래 농장부지였다. 지난달 본격적으로 개발에 착수해 오는 2014년 봄에 개장한다는 일정이다. 예산은 1200만 달러(한화 약 130억원), 사막과 계곡이 가로지르고 태평양이 바라다 보이는, 수려한 경관이 돋보이는 지형이다. 우즈는 "어떤 골퍼가 플레이해도 즐거우면서도 기억에 남을 수 있는 코스를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프로암 경기를 통해 모든 아마추어골퍼가 수준급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는 우즈는 "티 샷한 공이 떨어지는 랜딩 지역은 넓게 만드는 동시에 억지스럽지 않게 디자인하겠다"며 "모든 골퍼, 심지어 비기너도 공을 잃어버리지 않고 더 재미있게 경기할 수 있도록 고심 중"이라고 덧붙였다. 물론 우즈 혼자 다 할 수는 없다. 최근 디자인팀이 꾸려졌다. 리비에라와 LA골프장 등 캘리포니아 남부 골프장의 전문가들이 스카우트됐다. 우즈는 "내가 플레이할 때 느꼈던 점들을 가미할 것"이라며 "플레이어에게는 위험과 보상의 기회가 있어야 하고, 도전 의욕도 불러 일으키겠다"고 디자인 방향을 설명했다.

타이거 우즈가 설계한 엘카르도날골프장의 코스 조감도.

엘 카르도날 코스는 디아만테그룹의 두 번째 골프장이다. 데이비스 러브3세가 디자인한 듄스코스가 이미 운영되고 있다. 2010년 오픈해 곧바로 미국 골프매거진이 선정하는 '세계 100대 코스'에서 58위를 차지해 개장과 동시에 명코스의 반열에 올랐다. 켄 조디 디아만테 CEO는 "골프 천재이자 전설적인 선수와 함께 일하게 돼 기쁘다"며 "우즈의 지식과 열정이 디자인에 녹아들기를 기대하겠다"고 했다. 우즈의 디자인 비용에 대해서는 비공개다. 성공 여부에 따라 우즈가 받는 돈이 달라진다는 정도다. 두바이에 처음 계약한 알루와야골프장은 2009년 겨우 6개 홀만 완성한 뒤 무기한 연기되다 결국 중단됐지만 무려 5000만 달러(약 540억원)나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즈는 이밖에 2007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애슈빌 근처의 '더 클리프', 2008년 멕시코 푼타브라바에 예정된 골프장 디자인 계약이 부동산 경기 위축으로 무산됐다. '옛날 골프황제' 잭 니클라우스(미국)는 전 세계에 300개 이상의 코스를 만들었다. 우즈가 니클라우스의 뒤를 밟아 코스설계 분야에서도 '황제'에 도전하고 있다. 손은정 기자 ejso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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