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에 더 강해진다' 정몽구 회장의 글로벌 지도

해외 7개 국가 10개 공장에서 265만대 생산

현대차 브라질 공장

[상파울루(브라질)=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현대자동차가 9일(현지시간) 중남미 최대 자동차 시장인 브라질에 현지공장을 준공함에 따라 10년 간 추진해 온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가 방점을 찍었다.이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심혈을 기울여 온 것으로, 현대차는 향후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를 통해 어떠한 상황에도 유연한 생산 전략을 구사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갖추게 됐다는 평가다. 현대차는 지난 2002년 이후 중국, 미국, 인도, 체코, 러시아를 비롯해 이번 브라질 공장까지 글로벌 선진국과 신흥국을 아우르는 생산 기지를 꾸준히 확대, 글로벌 7개 국가, 10개 공장에서 총 265만대를 생산할 수 있게 됐다.이에 따라 어느 한 공장이 파업이나 재해 등으로 정상가동이 안 된다 하더라도 글로벌 생산 시스템 속에서 위기를 극복하는 강한 체질을 갖추게 됐다. 일례로 지난 3분기 노조의 파업으로 극심한 생산차질을 겪었음에도 현대차가 경영실적에서 선방할 수 있었던 데에는 해외공장의 역할이 컸다.지난 7~8월 임금협상 기간 중 노조의 부분파업, 특·잔업 거부 등으로 인한 생산차질은 약 8만여대로, 이에 따라 국내공장 판매분은 파업의 영향이 없었던 지난해 3분기 44만4005대에서 올해 39만2107대로 11.7% 크게 감소했다.이에 반해 해외공장 판매분은 지난해 3분기 54만7689대에서 올해 60만2060대로 11.1% 증가함에 따라 국내공장 생산차질 분을 만회, 현대차의 3분기 전체 판매 실적은 오히려 0.9% 성장했다.또한 현지 생산 판매가 수출 물량을 견인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대표적인 사례는 미국과 러시아다. 2002년 미국시장 점유율이 2.2%에 불과했던 현대차가 5.1%대(2011년)까지 상승하기에는 앨라바마 공장 가동에 따른 브랜드 향상이라는 배경이 있었다는 평가다.

현대차 브라질 공장

현대차는 러시아에서도 현지 공장 건설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소형차 위주의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있던 현대차는 러시아공장 건설을 계기로 대형차 에쿠스를 러시아시장에 본격 판매하기 시작했다.아울러 현대차는 브라질에서 생산 판매하는 ‘HB20’ 시리즈가 현지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얻음에 따라, 현대차의 브랜드 이미지도 동반 상승해 한국에서 수출하는 모델의 판매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이번 브라질 공장 가동으로 현대차는 브릭스 지역 4국가 모두에 현지 공장을 갖추게 됐다. 지난해 기준으로 브릭스 4개국의 판매량은 2,515만여대로 전 세계 자동차 수요의 34.1%를 차지하는 거대 시장이다. 특히 지난해 글로벌 경기 침체 영향으로 전 세계 자동차 산업수요가 불과 4.8% 성장한데 반해 브릭스 4개국의 판매는 이 보다 높은 8.5%의 성장세를 보였다.현대차는 최근 중국 3공장 가동을 통해 연산 총 100만대 생산체제를 구축했다. 인도에서는 1, 2공장을 통해 총 60만대를, 러시아에는 총 20만대 생산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이어 이번 15만대 규모의 브라질 공장 완공을 통해 현대차는 브릭스 시장에서만 총 195만대를 생산할 수 있게 됐다.이는 현대차의 전 세계 해외공장 생산능력 265만대의 74% 수준으로, 현대차는 이를 통해 브릭스 지역의 성장세에 적극 대응하는 한편 이를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의 지속 성장을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현대차 관계자는 "브라질과 중국 등 브릭스 4개국의 관세, 세금 등 통상장벽은 현지 공장을 통하지 않고서는 절대 넘을 수 없을 수 없을 정도로 높다"며 "현지 공장 가동을 통해 무역장벽을 효과적으로 뚫을 수 있게 됐다"고 언급했다.현대차가 이번에 공장을 완공한 브라질만 해도 완성차 수입관세는 35%이며, 여기에 공업세가 배기량에 따라 7%~25%, 상품세 12%, 사회기여세 11.6% 등이 부과된다. 이에 더해 현지 생산차량이 아닌 차량에 대해서는 지난해 12월부터 공업세율에 30% 포인트가 추가되고 있다.
특히 현대차 브라질 공장은 현대차 해외공장으로는 처음으로 지구 남반구에 위치한다. 그 동안 판매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았던 남반구 지역 공략에 적극 나선 셈이다.현대차는 이번에 완공한 브라질 현지공장을 통해 중남미 최대 자동차 시장인 브라질 현지 수요를 적극 대응하는 한편, 높아진 현대차의 브랜드 위상을 앞세워 중남미 전체 자동차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한편 중남미 자동차 시장은 2009년 506만대 수준에서 2010년 588만대, 2011년 643만대에 달했으며 올해는 669만 여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등 꾸준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상파울루(브라질)=조슬기나 기자 seul@<ⓒ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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