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安, '합체' 앞두고 코드 탐색전 불꽃튄다

<strong>오늘 文.安 단독회동..뭐부터 조율할까정책공유.정권교체.가치철학 마련 우선순위安 정책발표시점 10일께 정책구상 합의안 나올 듯TV토론.여론조사 방안 유력..문구 氣싸움 예고</strong>

[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김종일 기자, 오종탁 기자] <strong>"우선 문 후보와 제가 먼저 만나 서로의 가치와 철학을 공유하고 정치혁신에 대해 합의하면 좋겠다." "기득권 세력을 이길 수 있는 단일화, 가치와 철학이 하나가 되는 단일화, 미래를 바꾸는 단일화가 돼야 한다."(이상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의 5일 전남대 강연 발언)</strong>6일 저녁 안 후보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의 단독 회동으로 본격화될 단일화 협상의 향후 전개 방향은 안 후보의 이같은 발언을 통해 점쳐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제게 유리한 시기와 방법을 고집하지 않겠다"는 문 후보의 입장이 전제다. 가치와 철학을 공유하는 게 먼저라는 안 후보의 말에서는 단일화 절차에 대한 실무 논의에 앞서 정치쇄신 방안이나 정책구상에 대한 합의안을 도출해야 한다는 요구가 읽힌다. 이길 수 있는 단일화여야 한다는 말에서는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에 맞서 누가 더 경쟁력이 있는지를 철저히 따져야 한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단일화 시계가 어디를 향해 얼마나 빠르게 돌아갈 지와 직결되는 문제다. <strong>◆공동 정치쇄신ㆍ정책案 마련 우선순위에 놓일듯</strong> = 문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열린 '새로운정치위원회' 2차 전체회의에서 "가치와 정책을 함께 공유하는 그런 단일화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안 후보 발언에 대한 '화답' 성격이 짙다는 해석이다. 안 후보 측 송호창 공동선대본부장은 같은날 오전 SBSㆍCBS 라디오 방송에 잇따라 출연해 "(오늘 회동에서) 단일화 방법이나 절차에 대한 기술적인 얘기를 하게 되면 너무 협소해진다"며 "먼저 철학과 원칙에 대해 서로가 추구하는 바를 합의하는 것이 우선이 된다고 본다"고 밝혔다. 민주당과 안 후보 측 일각에서는 안 후보가 당초 정책공약 발표 시점으로 언급했던 오는 10일을 전후해서 정치쇄신 방안이나 정책구상에 대한 두 후보의 합의안 발표가 있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 대선 캠프의 한 실무자는 "문ㆍ안 후보가 공동의 청사진을 제시하기 전까지는 단일화 방식에 관한 실질적인 논의가 시작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는 목소리가 크다"고 전했다. 이렇게 되면 단일화 작업은 매우 촉박해질 수밖에 없다. 이번 단일화와 구도가 비슷했던 2002년 노무현ㆍ정몽준 후보 단일화의 경우 그해 11월5일 양 후보의 단일화 합의 뒤 바로 실무절차가 시작돼 정확히 20일만에 마무리됐다. <strong>◆TV토론+여론조사 방안 유력</strong> = 문ㆍ안 후보가 '가치공유'를 하고 합의안을 도출하는 데 어느정도 시간이 필요하다고 가정을 하면 이번 단일화는 2002년 방식인 한 차례의 TV토론과 여론조사 방식을 넘어서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5일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제안한 '공개토론-여론조사-모바일투표'나 박원순-박영선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식 '여론조사-TV토론 배심원 투표-현장ㆍ모바일 투표'를 진행하기에는 물리적으로 한계가 있다. 여론조사 중심의 방식은 상대적으로 조직이 약한 안 후보에게, 모바일 투표나 현장투표를 반영하는 방식은 조직이 강한 문 후보에게 다소 유리한 것으로 평가된다. '박원순-안철수식'의 개인간 담판은 이뤄지기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strong>◆이길 수 있는 단일화..문구의 전쟁 예고</strong> = 여론조사 방식으로 단일화가 진행되면 설문 문항에 들어갈 표현 하나를 가지고도 치열한 기싸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2002년 설문 문항은 '○○○님은 한나라당의 이회창 후보와 경쟁할 단일후보로서 노무현 후보와 정몽준 후보 중 누구를 지지하십니까?'였다. 쟁점은 '경쟁할'이라는 표현이었다. 본래 '대항할'이었는데 정 후보 측의 요구로 바뀐 결과다. 이회창 후보에 대한 '경쟁력'에서는 정몽준 후보가, 단일후보 '선호도'나 '적합도'에서는 노무현 후보가 앞선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잇따라 나오던 상황이었다. 안 후보가 "이길 수 있는 단일화"를 강조한 게 바로 이 대목과 연결된다. 안 후보가 박근혜 후보를 오차범위 안팎의 차이로 앞서고 문 후보는 박 후보에게 오차범위 내의 차이로 뒤지는 것이 최근까지 나온 대선 양자대결 가상 각종 여론조사의 큰 흐름이다. 안 후보가 자신의 '경쟁력'을 전남대 강연에서 간접적으로 강조하고 주도권 잡기를 시도한 것이란 분석이 그래서 나온다. 여론조사에서 집 전화와 휴대전화 비중을 어떻게 정할지, 표본의 수를 얼마로 할지, 역선택 방지책을 어떤 식으로 마련할지 등도 결과에 직간접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수다. <strong>◆문ㆍ안 양자회동 쟁점은?</strong> = 문 후보와 안 후보의 단일화 회동이 의미있는 성과를 낼지 여부는 문 후보가 안 후보의 요구를 얼마나 받아들이느냐에 달려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날 새정치위원회를 통해 당 쇄신안을 마련하는 문 후보가 오히려 역제안을 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해찬 대표와 박지원 원내대표 사퇴 등 인적쇄신 문제는 직접적으로 거론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향후 단일화 협상 과정에서 인적쇄신 효과가 극대화되는 시점을 택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단일화 경로에 대한 탐색전도 어느정도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효진 기자 hjn2529@김종일 기자 livewin@오종탁 기자 tak@<ⓒ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