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수 (주)피데스피엠씨 대표이사
21세기의 전반기를 겪으며 '우리 경제는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 것인가'라는 문제에 대해 생각해 볼 시점이다. 대통령선거 정국에서 우리나라 시장의 개방 정도나 인접국과의 관계, 금융시장의 혁신, 인재육성, 일자리 창출, 기술혁신, 도시와 농촌과의 관계 등 여러 가지 요인에서 우리 경제의 바람직한 모습을 다각도로 고찰해 보면 나라 경제의 장래 그림을 그릴 수 있을 것이다. 주택문제에 대해서도 좀 더 숙고할 필요가 있다. 주택이라는 공간은 우리 경제의 단면을 볼 수 있는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나라 경제를 공간적 차원에서 접근해 본다면, 도시를 구성하는 주택이라는 공간상품의 특성을 파악해 볼 수 있다. 주택은 인간의 삶을 담는 공간이면서 동시에 경제활동 공간이다. 역사적으로 삶의 변화 정도가 도시와 주택의 모습에 그대로 투영돼 왔으며 경제의 방향성을 결정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해 왔기에 그렇다. 시간이 흘러 21세기 후반에 접어들어도 마찬가지가 될 수밖에 없다. 우리가 지금 고민하고 있는 인구 감소, 저출산, 고령화, 글로벌화, 정보화, 산업구조의 변화 등 여러 가지 요인과 관련성을 보더라도 도시와 주택의 모습은 크게 변화될 전망이다. 공간개발에 대한 고찰이 필요한 시점임을 알 수 있다. 사람과 땅, 공간이라는 요소로 구성된 도시에서 부동산 개발은 공간상품을 만드는 일이다. 주택은 도시의 부품으로써 기능을 한다. 도시가 부동산 개발의 모든 모습을 담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주택공간은 가장 중요한 부품이다. 인간의 삶을 지탱해 주는 가장 기초적인 공간이어서다. 과거 20세기 우리는 거주공간으로서 주택의 양을 확보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데 급급했기에 주택과 직장이 격리된 도시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직장과 주택, 레저시설과 학교 등 '직주유학(職住遊學)'이 근접한 도시의 모습을 만들려고 많은 노력을 해 왔음에도 결국은 그런 결과가 빚어졌다. 이제는 서비스산업의 무게비중이 높아지는 산업구조의 변화와 라이프스타일ㆍ주거문화의 변화 등으로 더 많은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 주택산업이나 관련 서비스산업은 나라 경제의 틀 속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주택을 단지 건물로서 인식하거나 유지관리해야 하는 대상으로 한정해서는 안 된다. 주택을 계획ㆍ공급하는 과정은 어떠한 산업보다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주택이라는 공간이 창출된 이후에도 생활 속에서 일자리는 계속 만들어진다. 예를 들어 고령자용 주택이면 근린상가, 의료, 케어 등의 시설과 서비스가 필요하고, 육아세대가 들어서 있다면 교육시설과 교육 프로그램 등이 필요하다. 생산에서부터 유지관리 단계에 이르기까지 일자리가 탄생하게 되는 것이다. 주택의 중요한 특징이 생활에 연관되는 모든 활동과 밀접하게 관계를 맺고 있으므로 관련 분야와 경제적인 보완성이 사회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는 것이다. 따라서 나라 경제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내수를 확대시켜 가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며, 그 중심에 주택이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주택은 국민 개개인의 자산이다. 특히 연령대가 높을수록 보유자산 집중도가 높은 주택을 어떻게 유동화할 것인지 고민들이 많다. 주택은 고령자의 생활을 지원할뿐만 아니라 경제전체의 활력을 높이는 중요한 수단이 될 수 있다. 이렇게 본다면 주택을 협의의 주택산업에서만 판단하고 정책순위를 결정하는 것은 섣부르다. 우리 경제의 장래 모습, 그 중에서도 국민생활을 생각할 때 주택을 보다 넓은 시각으로 보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선택이라 할 것이다. 김철수 (주)피데스피엠씨 대표이사<ⓒ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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