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LG·팬택, 2년간 전파인증 실수..전파연구원도 자유롭지 않아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애플과 LG전자, 팬택 등 국내외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지난 2년간 전파인증을 잘못받은 제품을 시중에 팔아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서류상 기재 오류여서 소비자 피해는 없었지만 정보기술(IT) 강국에서 발생한 어이없는 실수라는 점에서 책임론이 제기되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과 LG전자, 팬택 등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최근 국립전파연구원에 기존에 출시한 제품에 대한 전파인증을 다시 신청해 재인증을 받고 있다. 애플은 아이폰4, 아이폰4S, 뉴 아이패드 등의 전파인증을 다시 받았다. LG전자는 옵티머스 G를 포함해 2010년 6월 이후 출시한 모든 스마트폰, 팬택은 베가와 미라크 등 3세대(3G) 스마트폰의 전파인증을 다시 받고 있다. 이는 서류상 기재 오류 때문이다. SK텔레콤이 지난 2010년부터 2.1기가헤르츠(GHz) 주파수 대역에서 3G 서비스 제공 대역폭을 40메가헤르츠(MHz)에서 60MHz 폭으로 늘렸지만 일부 제조사들이 이를 놓치고 과거 주파수 대역으로 잘못 기재한 것이다. 소비자 피해는 없었기 때문에 해프닝으로 마무리될 수도 있지만 제조사와 전파연구원의 책임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높다. 우선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사라는 애플, LG전자, 팬택이 통신사 서비스와 관련한 주파수 대역폭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는 점이 거론된다. 방송통신위원회와 전파연구원은 매일 통신사 서비스와 관련한 주파수 대역을 발표한다. 제조사가 이를 충분히 파악해 대처할 수 있었던 것이다. 삼성전자는 실무진에서 이 같은 프로세스를 갖추고 있어 이번 해프닝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만 유일하게 전파인증을 제대로 신청한 배경을 SK텔레콤과의 긴밀한 공조로 분석한다. 업계 관계자는 "양사가 끈끈한 협력 관계를 맺고 있는 가운데 평소 SK텔레콤과 삼성전자의 공조 체제가 이번 해프닝에서 삼성전자의 예외를 낳은 것으로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전파연구원의 책임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높다. 제조사가 전파인증을 잘못 신청했는데도 오류를 잡아내지 못하고 이를 모두 승인했기 때문이다. 통신기기의 올바른 전파인증을 통해 통신 장애ㆍ오작동으로부터 기간통신망을 보호해야 하는 전파연구원이 결과적으로 지난 2년간 역할을 소홀히 한 셈이다.논란에도 불구하고 법적 처벌은 받지 않을 전망이다.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처음부터 전파인증을 하지 않고 제품을 판매하는 것은 처벌 대상이지만 잘못 신청한 것에 대해서는 처벌하지 않는다.업계 관계자는 "서류상 기재 오류에 따른 해프닝으로 소비자가 피해를 입은 것은 없다"며 "그러나 IT 강국에서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사와 정부 모두 2년 동안 이를 몰랐다는 점에서 IT 강국의 허상이 드러났다"고 꼬집었다.권해영 기자 roguehy@<ⓒ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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