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9500만원짜리 아파트 전세금이 1억8천만원

주택부족 탓 전세가율 92%까지 치솟아KTX 호재 겹치며 새 아파트 관심 집중

포스코건설 '강릉 더샵' 견본주택 개관 첫날인 12일 방문객들이 개장을 기다리며 줄을 서 있다. 이날 하루 총 방문객은 5579명이다.

[아시아경제 박미주 기자]인구 20만 소도시 강원도 강릉의 주택시장이 달아올랐다. 2009년 이후 아파트 신규 공급이 이뤄지지 않아 집값이 2년새 급등했고 전셋값도 매매가와 비슷할 정도로 물량 현상이 지속돼온 탓이다. 2017년 복선전철(KTX)이 개통되면 서울과 시간거리가 74분대로 줄어드는 것도 중장기적인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길게 늘어선 견본주택 방문객 줄= 포스코건설이 '강릉 더샵' 아파트 견본주택을 개관한 12일. 평일 아침인데도 방문객들이 수백미터 줄을 서서 견본주택 개장을 기다리고 있었다. 지역 주민들은 모처럼만에 들어서는 대규모 브랜드 아파트에 적잖은 관심을 보였다. 남편과 견본주택을 찾은 고순희(35)씨는 "넓은 아파트로 옮기려는 생각에 집을 보러 왔다"면서 "아이들 학교에서 조금 먼 것 같아서 고민이지만 수납공간이 많고 드레스룸, 서재 등이 있는 게 좋다"고 말했다.또 다른 지역민 전미숙(54)씨는 "현재 집을 소유하지 않아 이참에 마련해보려고 한다"면서 "분양가가 비싸지 않은 편이라 군 비행 소음 정도, 교통 등을 고려해 청약을 할지 말지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분양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견본주택을 찾은 사람은 총 5579명에 이른다. 홍동군 포스코건설 분양소장은 "10년간 강릉 주택수요 조사를 한 결과 매년 600~1000가구가 소화됐는데 2009년 입주한 교동롯데캐슬 이후 공급된 아파트가 없어 새로 공급되는 브랜드 아파트에 주민들의 관심이 높다"고 설명했다.그는 이어 "강릉 더샵은 각종 에너지 절감설계가 적용되고 강릉 내 최대 커뮤니티시설이 들어서는 대규모 아파트"라며 "분양가도 3.3㎡당 530만~580만원으로 인근 아파트인 금호어울림 시세와 비슷하게 책정해 좋은 분양 성적도 기대해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강릉 시내 조감도

◆주택부족·복선전철이 아파트 매매·전세가 올려= 강릉 아파트값 상승은 2010년부터다. 2009년 이후 아파트 공급이 없었던 데다 동계올림픽, 복선전철 등의 호재가 가시화하면서 아파트값이 급등했다. 전세도 물량이 부족해 매매가의 92%까지 전셋값이 올라간 아파트도 등장했다.9월 기준 KB국민은행에 따르면 강원도 강릉시의 아파트값은 2005년부터 2010년까지 매년 꾸준히 하락했으며 5년간 7.2% 떨어졌다. 아파트 전셋값도 2006년부터 2009년까지 매년 하락해 2006년부터 2010년까지 -2.8%의 변동률을 기록했다. 2006~2007년께 포스코건설이 진행하던 분양 사업을 미룬 배경이기도 하다.그러나 원주~강릉 복선전철 개통이 임박하고 2018평창동계올림픽 심사가 시작된 2010년부터 강릉 주택시장이 활황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2017년 복선전철이 개통되면 서울에서 강릉까지는 KTX로 74분이면 도착할 수 있을 전망이다.이에 2011년 강릉 아파트값은 1년새 13.9% 상승했고 올해엔 21%까지 올랐다. 전세도 2010년부터 급등해 1년 후 16.3% 올랐고 2년 후인 올해엔 25.3%까지 폭등했다. 강릉 교동 하나공인중개소 관계자는 "그동안 공급부족 등으로 강릉 내 아파트값이 복선전철 개통 등의 호재가 겹치면서 많이 오른 데다 대규모의 새 아파트가 공급된다는 소식에 최근 3~4개월간은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고 물건도 별로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또 "전세는 더 물량이 부족해 특히 중소형은 매매가에 거의 근접하게 거래되고 있다"고 했다.실제 입암동 금호어울림 전용면적 84㎡는 올 5월 1억9500만원에 매매됐다. 그런데 지난달 거래된 같은 아파트, 같은 면적 전셋값은 1억8000만원이었다. 전세가율이 92%에 달할 정도로 매물이 없다는 설명이다. 복선전철 개통으로 인한 주택가격 상승효과는 실로 크다. 경춘선이 뚫린 춘천이 그 예다. 업계 관계자는 "춘천의 경우 경춘선 복선전철 착공에서 개통까지 매매가가 51.99%나 상승했고 2007년 최고 1955가구였던 미분양 물량도 개통 이후 종적을 감췄다"면서 "그간 공급이 없었던 강릉 주택시장도 춘천 주택시장과 비슷한 경로를 따를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철도 노선도

강릉=박미주 기자 beyond@<ⓒ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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