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위 메르세데스 벤츠, 1위 되찾을수 있을까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2011년은 독일 다임러 그룹이 창립된지 125년이 되는 해였다. 지난해 9월 125주년 기념식에서 디터 제체 다임러 최고경영자(CEO)는 고급차 시장 세계 1위를 차지했던 과거의 영광을 되찾자고 역설했다. 하지만 1년여가 지난 지금 메르세데스와 상위권 그룹과의 격차는 더욱 벌어지고 말았다.다임러의 메르세데스 벤츠가 고급차 경쟁에서 뒤처지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최근 보도했다. 2005년까지만 해도 고급차 시장에서 세계 1위였다가 지금은 3위로 밀려난 메르세데스-벤츠와 상위 두 그룹 아우디, BMW와의 판매 격차가 더욱 벌어졌다는 것이다. 고가인 S-클래스 세단 시장에서의 성장이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저가형 모델 시장으로의 확장은 빠르게 이뤄지지 않고 있는데다 중국 시장 경쟁에서도 뒤처졌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 메르세데스와 고급차 시장 세계 2위인 아우디와의 격차는 지난해에 비해 두 배로 벌어졌다. 올해 9월까지 메르세데스의 판매량은 96만4900대를 기록했다. 아우디보다 13만2600대 적은 것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격차는 5만3900대였다. 1위인 BMW와의 격차도 41% 확대돼 14만5000대로 벌어졌다. 아우디가 오히려 BMW와의 격차를 줄이며 메르세데스가 배제된 빅2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뱅카우스 램프의 크리스티앙 루드윅 애널리스트는 "메르세데스는 스스로 문제를 만들어내고 있다"며 "메르세데스가 1위 자리를 되찾는 것은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혹평했다. 지난해 9월 창립 125주년 기념 행사에서 제체 CEO는 메르세데스 3위는 받아들일 수 없다며 메르세데스를 2020년까지 최대 판매량과 최고 수익률을 자랑하는 고급차 브랜드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1년이 지난 지금 그는 고개를 숙이고 말았다. 지난달 20일 제체는 올해 메르세데스의 세전 영업이익(EBIT)가 하락할 것이라며 지난해 수준에 이르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비용절감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IHS 오토모티브가 추산한 바에 따르면 2005년 메르세데스가 왕좌 자리를 내준 후 메르세데스의 판매는 올해까지 19%까지 증가하는데 그쳤다. 같은 기간 BMW는 31% 늘었고 아우디는 70% 급증했다. 주식시장에서도 다임러의 부진이 뚜렷하다. 지난 1년간 아우디를 보유한 폭스바겐의 주가는 70% 뛰었고 BMW의 주가도 31% 올랐다. 다임러의 주가는 12% 오르는데 그쳤다. 제체 CEO는 쿠페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 저가의 소형 차량을 통해 젊은 층을 끌어들이고 대표 차량인 S-클래스에도 좀더 다양성을 확대하려 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달 내놓은 저가형의 A-클래스 해치백 모델 가격은 2만4000유로부터 시작된다. 이 부문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폭스바겐 골프의 1만7000유로에 비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페어리서치의 한스-페테르 보드니오크 애널리스트는 "다임러는 새로 내놓은 A-클래스 차량의 수요가 대단하고 말하지만 가격이 매우 높다"며 "시장이 이를 받아들이지 여부는 좀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다임러는 향후 1년간 최소 5개의 새로운 소형차 모델을 내놓을 계획이다. 작고 경제적인 차량에서 성공하느냐 여부와 함께 중국 시장에서 BMW와 아우디를 따라잡을 수 있느냐도 관건이다. 올해 메르세데스의 중국 판매는 6.7% 증가에 그쳤다. 중국 시장을 선점했던 아우디와 BMW의 중국 판매는 30% 이상 늘었다. 와버그 리서치의 마크-렌 톤 애널리스트는 중국은 분명 메르세데스가 약점을 갖고 있는 지역이라며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다임러는 중국 시장 공략을 위해 우선 현지 생산 판매와 수입 판매로 나뉘어진 판매 사업을 하나로 합칠 계획이다. 메르세데스에서 판매를 책임지고 있는 요아킴 슈미트는 이러한 구조조정의 목적은 중국에서 다시 크게 성장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시장에 먼저 진출했던 BMW와 아우디는 다른 쪽으로도 눈을 돌리고 있다. BMW는 브라질에 공장을 늘릴 게획이며 아우디는 멕시코 시장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덕분에 메르세데스가 단기적으로 시장을 확대할 기회도 갖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IHS는 올해부터 2015년까지 메르세데스의 중국 판매가 34% 늘 것으로 예상했다. 같은 기간 BMW와 아우디의 판매량은 각각 26%, 12% 늘 것으로 내다봤다. 박병희 기자 nut@<ⓒ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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