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일본 IT업계의 살아있는 신화로 불리는 손정의 소프트뱅크(55) 회장이 줄곧 강조해 온 ‘300년을 내다보는 기업’론이 소프트뱅크의 미국 3위 이동통신사 스프린트 인수를 계기로 주목받고 있다고 12일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그 시작으로 손 회장은 2040년까지 전세계 약 5000개 기업에 투자함으로써 향후 세대가 사업을 일궈나갈 토대를 닦으려 한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현재 손 회장은 93억달러 재산을 가진 일본의 2위 억만장자다. 그는 야후, 알리바바, 징가 등에도 투자했으며, 2006년 영국 보다폰의 일본 모바일사업을 인수한 것은 그의 투자 중 가장 규모가 컸다. 이제 그는 스프린트 인수를 시작으로 미국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다.시미즈 미쓰오 이와이코스모증권 애널리스트는 “손 회장은 정말 대담한 인물”이라면서 “끊임없이 인수에 나서고 있으며, 소프트뱅크를 더욱 키우기 위해 상당한 위험도 기꺼이 감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손 회장은 앞서 2010년 기업을 살아있는 생물의 진화에 비유하면서 “오늘날 세계 기업들 중 99.98%가 앞으로 30년 안에 ‘멸종’할 것이며 극소수만이 현재의 모습 그대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소프트뱅크는 그 소수 생존자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강조한 손 회장은 “창업자로서 내 역할은 소프트뱅크의 ‘DNA’를 만드는 것이며, 앞으로 30년 동안은 300년을 준비할 시기”라고 언급했다.블룸버그는 “사람은 50년, 100년을 살지만 기업은 그 이상을 살기 마련이며, 소프트뱅크는 내가 세상을 떠난 뒤에도 계속 살아남을 것”이라는 손 회장의 발언을 소개했다.손 회장은 19세 나이에 인생 50년의 계획을 세우고 이를 하나씩 실현해 나간 것으로 유명하다. 재일 한국인 출신으로 16세 나이에 미국 유학길을 떠난 그는 1975년 마이크로프로세서를 처음 접한 것을 계기로 정보통신산업에서 미래를 보았다. 캘리포니아대학(UC) 버클리 재학 시절부터 기술전문가이자 기업가로서의 재능을 펼친 그는 1979년 음성 기반 다중언어번역기를 발명해 샤프에 1억엔을 받고 팔기도 했다.1981년에는 일본 경영종합연구소의 출자를 얻어내 소프트뱅크를 설립했고 이후 미국 유망 IT업체들에 투자해 연거푸 성공을 거두며 세계적 인터넷 거부(巨富)로 떠올랐다. 2001년에는 일본에 초고속인터넷망 사업을 시작해 시장을 선도했고 애플과의 긴밀한 관계를 통해 최초로 아이폰을 일본 내에 출시하기도 했다.김영식 기자 grad@<ⓒ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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