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 바이오 10년, 오송 뛰어넘는다

[아시아경제 노승환 기자] 2003년 경제자유구역 송도 개발이 시작된 지 10년 만에 바이오 산업의 '3각 축'이 완성됐다. 지난해 12월 송도 진출을 선언한 동아제약이 최근 시설 공사를 시작했다. 2003년 3월 셀트리온, 2011년 5월 삼성바이오로직스에 이어 송도에 구축되는 세 번째 바이오 의약품 생산시설이다.바이오는 개발 초기부터 송도의 주력 산업이었다. 충북 오송생명과학단지에 버금가는 '집적단지(클러스터)' 형성이 중ㆍ장기적 목표로 설정됐다. 국내 제약업계 1위 동아제약의 입주는 지난 10년 간 진행돼온 송도 바이오 단지 개발의 정점이다.

송도국제도시에 조성되고 있는 바이오 산업 인프라 위치도. /이미지 제공=인천경제자유구역청

◇ '송도 클러스터'의 완성 = 동아제약의 송도 바이오 의약 단지는 14만4810㎡ 부지에 들어선다. 지난해 공장신축을 시작한 삼성바이오로직스와 같은 송도 5공구다. 대로 건너편엔 셀트리온이 자리잡고 있다. 입지 상 하나의 단지를 구성하고 있다.동아제약은 1단계로 총 800억원을 투자에 2013년 11월까지 이른바 '바이오시밀러'(복제 생체의약품) 생산설비를 완성할 계획이다. 연간 생산용량 7500리터 규모다. 생산설비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인증하는 바이오 의약품 생산기준 'cGMP(current Good Manufacturing Practice)'에 부합하는 수준으로 지어진다. cGMP는 세계 바이오 제약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기본요건의 하나다.주력 의약품은 유방암 치료제 '허셉틴'(DMB-3111)이다. 유방암 유발 유전자로 알려진 'HER2'로 인해 발생한 전이성 유방암을 치료하는 생체 의약품이다. 동아제약은 허셉틴 개발과 생산ㆍ판매를 위해 일본의 글로벌 제약그룹 메이지세이카파마와 손을 잡았다. 지난해 9월 포괄적 업무제휴 계약을 맺고 현재 공동개발을 진행 중이다. 양 사의 공공개발 의약품에는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 '휴미라'도 포함돼있다.

송도 바이오 단지의 '선두주자' 셀트리온의 송도 생산설비 전경. /사진제공=인천경제자유구역청

◇ 바이오 시밀러 '선두주자' 셀트리온 = 동아제약보다 10년 앞서 송도에 진출한 셀트리온은 이미 국내 바이오 시밀러 업계의 맨 윗자리에 올라 있다. 셀트리온은 바이오 의약품이란 말조차 생소했던 2002년 2월 설립된 뒤 2003년 3월 송도 4공구에 5만 리터 규모 바이오 의약품 제 1공장을 착공했다. 2005년 1공장을 완성한 셀트리온은 6년 만인 2011년 9만 리터 규모의 2공장까지 완성했다. 국내에선 유례가 없는 총 14만 리터 규모 생산설비를 갖췄다.지속적인 투자 끝에 셀트리온은 지난 7월 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부터 관절염 치료제 '렘시마'의 시판 허가를 받아냈다. 렘시마는 미국 존슨앤존슨의 자회사 얀센의 관절염 치료신약 '레미케이드'를 복제한 바이오 시밀러다. 바이오 시밀러가 시판 허가를 받은 건 셀트리온의 렘시마가 세계 최초다. 셀트리온은 지난 달 1일부터 렘시마의 판매에 들어갔다.동아제약이 개발 중인 허셉틴 개발도 셀트리온이 한 발 앞선 상태다. 셀트리온은 허셉틴에 대한 전 세계 임상시험을 완료하고 시판을 위한 허가절차를 기다리고 있다. 셀트리온은 이 외에도 총 5가지 바이오 시밀러를 개발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도전 = 삼성은 '삼성바이오로직스'란 법인을 세워 지난해 5월 송도에 바이오 기지 구축을 시작했다. 27만3900㎡ 부지를 확보해 현재 3만 리터 급 생산시설을 만들고 있다. 올해 말까지 공사를 마무리한 뒤 내년 상반기쯤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2월 미국 제약회사 바이오젠 아이덱과 합작해 '삼성바이오에피스'란 법인도 설립했다. 송도 진출 초기 계약생산대행(CMO) 사업을 넘어 본격적인 바이오 시밀러 개발에 나서기 위한 교두보다.삼성바이오로직스는 다국적 제약업체 로슈의 관절염 치료제 '리툭산'의 바이오 시밀러 개발ㆍ판매를 준비 중이다. 현재 국내에서 1단계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셀트리온의 렘시마처럼 독자적인 바이오 시밀러를 개발할 계획이다.바이오 시밀러는 생체물질을 이용한 바이오 신약의 전 단계 의약품이다. 신약의 국제특허 기간이 만료되면 그 공정을 본 떠 같거나 비슷한 효능을 내는 의약품을 생산할 수 있는데 그래서 '비슷하다'는 뜻의 '시밀러(similar)'란 이름이 붙는다. 업계에 따르면 오는 2015년까지 세계 시장에서 총 45개 바이오 신약의 특허가 만료된다. 이에 따른 바이오 시밀러 시장 규모는 590억 달러(한화 66조원)에 이른다.송도에는 셀트리온, 삼성, 동아제약의 '3강' 외에도 (주)아이센스, 케이디코퍼레이션, 베르나바이오텍코리아, CJ종합연구소 등 바이오 관련 기업ㆍ연구소들이 하나의 단지를 이뤄가고 있다.노승환 기자 todif77@<ⓒ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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