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가음음~~~악!'…중학생의 스트레스 시간표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가가음음~~악!'경기도 한 중학교에 다니는 2학년 A 양의 금요일 시간표이다. 가(기술·가정)와 음(음악)의 두 과목 수업이 연속으로 진행된다. 2시간이나 진행되는 수업은 기존과 별반 다르지 않는 일방적 강의식 수업이다. A 양은 "똑같은 과목 수업이 2시간 씩 진행되다 보니 지루하다"며 "금요일만 되면 스트레스가 많다"고 말했다.A 양은 특히 1학기에 시작된 역사 수업에 대한 불만이 많다. 일주일에 다섯 시간씩 진행된 역사 수업은 2학년 때 모두 배워야 하는 '집중 이수제' 과목이어서 수업 속도가 무척 빨랐다. 이해하기 보다는 무조건 암기해야 했다. 외우는 것도 쉽지 않았다. 그날 배운 것을 암기하기도 전에 또 다시 진도가 쏜살같이 나갔기 때문이다. A 양은 "역사를 한 학기에 모두 배운다는 것은 정말 이해할 수 없다"며 "배운 것을 이해하기 전에 진도가 나가고, 암기하기 전에 시험을 치는 정말 끔찍했던 경험이었다"고 불만을 제기했다.일선 학교의 자율에 따라 시작된 '집중 이수제'가 A 양처럼 학생들에게 스트레스를 주고 있다. 집중 이수제는 특정 과목을 한 학기에 모두 종료해 다른 과목에 대한 부담을 줄이기 위해 시작된 제도이다. 집중 이수제를 도입하게 된 배경을 두고 교육과학기술부는 ▲집중도와 효율성 ▲프로젝트 수업 등으로 창의적 인성교육 실현 등을 꼽았다. 정작 학생들은 기존과 다르지 않은 강의식 수업에 집중도는 고사하고 창의성은 생각할 수도 없다고 한 목소리들이다. 한 학기에 교과 과정을 모두 끝마쳐야 하기 때문에 엄청난 속도로 진행되는 수업에 심리적 부담도 컸다고 지적했다. 교과부도 일선 학교에 이런 문제점이 있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있다. 최근 집중 이수제에 따른 민원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교과부의 한 관계자는 "대구의 화원중학교의 경우 집중 이수제를 통해 학생들의 문제 해결력과 사고력에 효과를 본 사례도 있다"고 지적한 뒤 "집중 이수제에 따른 다양한 강의 방법과 여러 가지 교수법이 개발돼야 하는데 아직 그렇지 못한 실정"이라고 설명했다.그는 "집중 이수제에 대한 일선 학교와 학생들의 불만과 문제제기에 대해서는 구체적 사례를 모아 해결책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교과부는 집중 이수제 과목에 포함되는 ▲도덕 ▲사회 ▲역사 ▲기술·가정 ▲음악 ▲미술 ▲한문 과목에 대한 교수·학습 모형 개발을 오는 12월까지 진행할 예정이다.정종오 기자 ikokid@<ⓒ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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