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경훈 기자]#1. 청계산 국사봉을 끼고 들어선 웅장한 위용, 전형적인 북고남저의 배산임수형 지형에다 세상을 다 품을 듯 확 트인 전망까지…. #2. 구릉지를 그대로 활용한 자연친화적 설계에서 비롯된 쾌적성과 곳곳에 조성된 아름다운 '선큰가든'.얼핏보면 최근 새로 만들어진 별 5개짜리 호텔이나 최고급 럭셔리 휴양지 빌라 광고처럼 보일 수도 있을텐데요. 바로 지난달 말부터 입주에 들어간 서판교 운중동 일대에 위치한 단독주택의 화려한 면면입니다.전용면적 176~310㎡ 34가구 규모의 이 최고급 단독주택은 310㎡ 분양가가 80억원 수준으로 아파트와 빌라 등 국내 거주시설을 통틀어 역대 최고가격을 자랑합니다. 가장 저렴한 176㎡도 분양가격이 31억9000만원에 이릅니다.가격도 가격이지만 입주민의 보안과 사생활 보호를 위해 3중으로 이뤄진 첨단 방범시스템을 적용다는 이 곳은 세계적인 건축가 짐 올슨이 설계를 맡고, 대동풍수지리학회 고제희 회장이 풍수설계를 도왔을 정도로 모든 면에서 '최고급'이라는 단어 외에는 딱히 표현할 방법이 없어보입니다.보통사람들은 평생 꿈도 꾸지 못할 집값에서 짐작 할 수 있듯 계약자의 대부분이 30억원 이상의 강남 주상복합에 살던 대기업 임원, 중견기업 CEO라고 하는데 보다 쾌적한 주거환경을 위해 이사를 결심했다고 합니다.80억원. 선뜻 와닿지 않는 집값을 접한 네티즌들의 반응이 뜨겁습니다.'하루만 저런 집에서 살아 봤으면 소원이 없겠다'는 의견도 눈에 띄지만 '815만분의 1' 확률을 뚫고 로또 1등이 되지않는 이상 내집 한 칸 마련하는 게 하늘의 별따기인 마당에 80억원짜리 집에 누가 살고 있든 관심없다는 허탈감을 표현한 의견이 대부분입니다. 월급을 통째로 저금하고 8년10개월동안 단식에 성공한다면 서울에 중소형 아파트(전용면적 85㎡ 이하, 평균매매가 2억9433만원)를 마련할 수 있다는 기사가 얼마전 보도됐습니다.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11년 3분기 기준 전국 2인 이상 가구의 월평균 소득이 389만원 정도니까 단 한 푼도 쓰지 않고 모두 모은다고 가정했을 때 그 정도 시간이 걸린다는 계산인데요. 혹시 중소형 아파트 평균매매가가 7억1590만원인 강남에 한번 살아보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는 월급쟁이라면 7년을 더 굶을 각오를 해야한다고 합니다.이것저것 쓰고 남은 돈을 모아서 사려면 25년 가까이 걸린다는데 서판교 최고급 단독주택에 한번 살아보고 싶다면 도대체 몇 세대에 걸쳐 단식을 해야하는 지 계산이 쉽지 않습니다.쓸데 없는 곳에 낭비한 건 아닐텐데 치솟은 전셋값 감당이 안돼 정든 동네를 떠나고 옥탑방과 반지하로 집을 옮겨야하는 '전세난민'이 늘고 있는 현실과 80억짜리 최고급 집 이야기가 절묘하게 겹쳐지면서 '내집 마련의 꿈'이란 문구가 더욱 멀게만 느껴지는 요즘입니다.김경훈 기자 styxx@<ⓒ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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