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겸손,자연스러움···朴·文·安의 '대선 스타일'

[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안전하게(박근혜), 겸손하게(문재인), 자연스럽게(안철수). 최근 행보에서 엿보이는 대권 3인의 스타일이다. 어떤 스타일이 표심을 더 많이 붙잡을 수 있을까?<strong>◆돌발은 피하고 말은 최소한만..박근혜는 '안전'</strong> = "CC(캠퍼스커플)는 몇 번 해보셨어요?" "왜 여성 리더십이 필요한가요?" "스펙 쌓는 데만 해도 돈이 많이 드는데, 해결책이 있으신가요?" 지난 18일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가 가천대학교 특강에서 받은 질문들이다. 이날 학생들의 질문은 상당수가 영상이나 인터넷 게시판을 통해 사전에 준비됐다. 박 후보가 이 강연을 통해 인혁당 발언으로 재점화된 역사관 논란 등 민감한 현안에 대해 어느정도 정리된 입장을 밝히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있었지만 박 후보 본인도 청중들도 현안 관련 언급은 전혀 하지 않았다. 관리된 기색이 역력한 자리였다. 지난달 23일 국회에서 가진 전국 대학 총학생회장들과의 토론회에서 돌발상황이 속출했던 기억 탓에 박 후보 측 실무 인사들이 적잖이 긴장했었다는 후문이다. "(홍사덕 전 의원이 신중하게) 생각해서 (탈당을) 결정하신 것 같다. 조속히 진실이 밝혀지기를 바란다." 강연 직후 홍 전 의원의 자진탈당에 대한 입장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박 후보가 꺼낸 말이다. 문장이 완전히 구성되지도 않을 정도로 최소화된 말. 박 후보가 그간 보여온 태도와 일치한다. 박근혜식 안전제일주의다. 이는 신뢰의 이미지를 상징하는 무기가 되기도, 불통을 상징하는 걸림돌이 되기도 한다.<strong>◆쇼맨십은 피하고 자세는 낮추고..문재인은 '겸손'</strong> = 윤후덕 비서실장과 진선미 대변인.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가 후보선출 하루 뒤인 지난 17일 국립현충원을 참배할 때 대동한 사람은 이들 둘 뿐이었다. 수 십 명의 '측근 군단'을 대동한 채 위용을 과시하는 여느 대권주자들을 떠올리면 파격에 가깝다. 문 후보는 두 명의 측근마저 물린 채 일반 사병의 묘를 찾아 무릎을 꿇고 참배했다. 문 후보가 진정성 있는 참배를 원했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담담하게 전하고 장례식 때 빚어진 소란에 대해 이명박 대통령에게 허리 굽혀 사과하던 모습과도 연결된다. 진정성이나 진심을 앞세우는 그의 태도에는 논란의 여지도 분명히 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하지 않고 "저도 형식적이 아닌, 흔쾌한 마음으로 박 대통령 묘역을 참배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고 말해 새누리당 등 보수진영의 비난을 산 것이 일례다. 이런 모습은 날세우기를 꺼리고 절제를 중시해온 그간의 면모를 다소 벗겨내고 대선후보로서의 전투력을 어필하려는 시도로 읽히기도 한다.<strong>◆형식보다는 자연스러움을..안철수의 콘서트 내공</strong> = 19일 오후 대선출마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기자회견장인 서울 서대문 구세군아트홀에 일반인이 들어오는 것을 허용했다. 크게 차질을 빚지만 않는다면 출입을 막지 않겠다는 것이다. 안 원장 측은 객석 한 두 층을 아예 일반인 좌석으로 삼을 예정이다. 광장이나 대로에서 출마선언을 해온 다른 대권주자들의 경우 주변을 지나는 시민들에게 노출되는 게 당연했지만 실내 공간에서 일반인 출입을 허용한 채 출마 입장을 밝히는 건 이례적이다. 안 원장 측은 객석에서 질문이 나올 경우 적당한 선에서 답하는 것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 원장 측 관계자는 "기자들과의 질의응답도 되도록 많이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세밀한 각본이나 일정표는 없다. 자연스러움과 소통에 방점이 찍혔다는 평가가 많다. 전국을 돌며 수 천 명의 청중 앞에서 강의하고 특별한 형식 없이 대화한 '콘서트 내공'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대선주자가 된 뒤에도 이런 자연스러움을 유지할 수 있을 지는 의문이다. '사고'의 여지가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김효진 기자 hjn2529@<ⓒ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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