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보다 무서운 불황

-만원짜리 경호도 안한다 -월정액 회비, 출장비 등 부담…방범업체 서비스 이용 안 해 -스마트폰 무료 앱도 영향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연일 이어지는 강력범죄로 사회 분위기가 흉흉한 가운데서도 방법업체들의 이동체보안(개인경호) 서비스는 죽을 쑤고 있다. 치안 부재가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과는 달리 가입자가 정체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2일 에스원에 따르면 20대~30대 여성을 겨냥한 이동체보안 서비스 '지니콜S'의 매출에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점차 범죄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지만, 정작 경호 서비스를 받겠다는 문의전화도 많지 않다는 것. 이동체보안 서비스는 IT기기를 이용해 개인에 대한 맞춤 경호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위기상황에 처했을 때 전용 단말기를 통해 현재 위치를 전송하고 보호요청을 하면 출장 경호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지니콜S는 월 정액 4500원을 내면 개인 경호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에스원의 다른 서비스에 비해서는 부담없는 가격대다. 하지만 출시된 지 약 1년 반이 지났음에도 시장에서는 별다른 호응이 없었다. 지니콜S에 이어 내놓은 어린이용 경호서비스 '지니콜i' 역시 1만대 팔리는 데 그쳤다.  다른 회사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에스원에 이은 후발주자인 ADT캡스나 KT텔레캅 역시 이동체 보안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다. 지난해 초 지니콜S를 선보이며 에스원이 이동체보안 시장을 열자 그해 5월 ADT캡스는 KT와 손을 잡고 '올레 모바일 지킴이 서비스'를, KT텔레캅은 같은 해 말 팅크웨어와 손잡고 '아이나비 세이프'를 출시했다. 하지만 발매 후 1년이 지난 현재까지 이들의 실적은 '공개 불가' 상태다. 한 보안업체 관계자는 "가입자 수가 너무 적어 집계의 의미가 없다"고 귀띔했다. 두 회사의 이동체보안 서비스 가격 역시 월 정액 1만원대다. 그럼에도 여전히 가입자수가 적은 것은 이동체보안 시장이 무르익지 않아서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KT텔레캅 관계자는 "매월 일정액을 내고 경호서비스를 받는다는 개념이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는 정착되어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닥쳐온 불황 역시 영향을 미쳤다. 지갑이 얇아진 소비자들이 '보험' 성격이 짙은 보안서비스에 돈을 쓰지 않으려 한다는 것. 에스원 관계자는 "보안업체 전체 서비스와 비교하면 저렴한 가격이지만, 매달 1만원대의 정액을 지불하는 것을 많은 소비자들이 부담스러워한다"며 "무료로 받을 수 있는 스마트폰 방범 애플리케이션들이 대거 등장한 탓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일부 업체들은 이동체보안 대신 다른 서비스로 범죄에 예민해진 소비자들을 공략하고 있다. ADT캡스의 '호신술 강의'가 대표적이다. 지난해 6월 출시된 이 서비스는 최근 들어 범죄 소식이 줄을 잇자 문의가 부쩍 늘었다. ADT캡스는 지난 7일 서울 주한 영국대사관에서 여성 직원 및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호신술 강의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지은 기자 leez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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