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득·양도세 감면시기 불확실.. 시장 '대혼선'

아파트 수요자들 '잔금납부 기한 연기해달라' '당첨포기하면 안되나' 아우성

[아시아경제 진희정 기자] #오는 17일부터 11월16일까지 잔금납부 기간인 A아파트가 대혼란에 빠졌다. 정부가 취득세를 감면해주겠다고 발표했으나 시행일이 명확치 않아서다. 건설사는 물론 입주예정자들도 언제 잔금을 납부해야 할지를 두고 고민에 빠져들었다. 입주자들은 적어도 수백만원이 걸린 문제여서 잔금납부를 최대한 연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건설사는 정부가 시행일자를 정해줘야 미리 입주자들을 위해 기간을 조정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정부가 주택경기를 살리기 위해 취득세와 양도소득세 감면 조치를 단행키로 했으나 시장에서는 일정을 두고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새 아파트 입주를 앞둔 이들은 취득세를 절감하기 위한 방안 마련에 골몰하고 있고 새 아파트 분양을 받으려는 수요자들은 양도세 감면을 위해 계약에 나서야할 지 고민에 빠졌다.정부가 발표한 취득세 감면조치는 연말까지 9억원 초과 주택에 대해선 취득가액의 4%를 2%로, 9억원 이하 주택의 경우 2%에서 1%로 낮추는 것이다. 양도세는 미분양 주택에 대해 연말까지 취득한 경우 5년간 과세를 하지 않겠다는 내용이다.문제는 이들 감면조치가 연말까지 한시적인데 해당되는 시점이 언제부터냐다. 정부는 개정안의 국회 상임위 통과 때부터 세금 감면을 시행할 계획이지만 상임위 통과 자체가 유동적이다. 지방자치단체가 세수 감소를 이유로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향후 시도지사협의회를 통해 자치단체와 협의한 후 최종 확정된다"며 "다음 달 초 국회 상임위 통과일 이후 취득 분부터 시행되고 소급적용 여부는 여야협의에 맡기겠다"고 밝혔다. 행안부 관계자도 "작년과 달리 당정협의에서 정책발표일로 소급적용하지 않고 상임위 통과시점을 적용키로 논의된 상태"라고 말했다.앞선 A아파트 사례에서 계약자들은 취득세 감면 혜택을 누리려면 정부 시책의 시행 이후 잔금을 납부해야 한다. 그런데 11월16일 이후 시행된다면 혜택은 받지 못한 채 입주 시기만 늦어질 우려가 있다. 부동산114 집계에 따르면 전국에서 9월 입주에 들어가는 아파트는 1만5715가구이며 10월 입주물량은 1만3897가구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들 아파트 입주예정자들이 대부분 취득세 감면혜택을 두고 고민에 빠지게 됐다.이처럼 불투명한 감면 시기 탓에 시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못할 우려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세금 감면을 받기 위해 정해진 기간동안 잔금 납부를 꺼릴 수 있고 시행일 이전 잔금을 치른 입주예정자들은 감면 혜택에서 제외돼 불만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김동수 한국주택협회 정책실장은 "건설사 가운데 법 시행일이 확정되거나 대책 발표일(9월10일)부터 소급적용하겠다라고 정부가 확정해준다면 잔급납부일 연기 또는 입주자들이 이를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입장을 밝힌 곳들이 적잖다"며 "하지만 명확한 일정을 알 수 없어 난감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취득세와 함께 양도세 적용시점도 불확실한 것은 마찬가지다. 이에따라 동탄2신도시 등 신규분양 단지에서는 당첨자들이 계약을 그냥 할 것인지, 아니면 계약을 포기한 후 미분양 물량을 잡을 것인지를 두고 갈등을 빚는 것으로 드러났다. 일부 당첨자들은 노골적으로 당첨을 포기하겠다는 주장을 하면서 정책과 달리 시장에 찬물을 끼얹는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도 나오는 실정이다. 호반건설의 경우 계약일이 이달 10∼12일, GS건설과 모아건설은 12∼14일, 우남건설과 KCC건설은 17∼19일이다.하지만 전문가들은 섣불리 당첨을 포기할 경우 해당 청약통장으로 청약신청을 할 수 없게 되는 불이익이 따른다. 1~2순위 청약을 하기 위해서는 새 통장을 만들어 해당기간을 보유해야 자격이 생기는 것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당첨을 포기하면 청약기능은 소멸되고 예금기능만 살아있게 된다"며 "사실상 청약통장으로서 활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따라서 수요자들이 쉽게 당첨을 포기해서는 안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팀장은 "국회 상임위 통과 후 취득분부터 혜택을 지원하면 이전까지 당첨포기나 잔금납부 연기 등 시장왜곡이 예상된다"면서 "정부 발표일부터 소급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진희정 기자 hj_ji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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