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의 뇌구조 ② 구본무 LG 회장
구본무 회장의 머릿속엔 항상 떠나지 않는 화두가 있었다. ‘시장을 선도할 최고의 휴대전화’를 만들겠다는 것. 구 회장은 자신의 화두를 바로 임직원들에게 던졌다. 올 초부터 고객의 욕구를 재빨리 파악해 계열사들의 최고 역량을 집결시킨 신제품을 제작하라고 지시했다. 삼성과 애플이 소송 공방전에 휘말린 사이, 휴대전화 명가의 위상을 되찾겠다는 의지의 발로였으리라.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등의 최첨단 기술역량을 총집합시킨 전략 스마트폰 ‘옵티머스G’는 그렇게 탄생했다. 구 회장의 각별한 의지를 담은 제품인 만큼 고화질·고휘도·저전력의 뛰어난 품질을 자랑한다. 그래서인지 옵티머스G는 지난달 29일 세상에 공개되자마자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디자인, 인터페이스, 디스플레이 등 여러 면에서 호평이 자자하다. 구 회장이 최상의 기술을 구현해 달라고 특별주문한 ‘효과’를 톡톡히 보는 중이다. 오죽하면 ‘회장님폰’ ‘구본무폰’으로도 불릴까. 하지만 LG 측은 이보다도 ‘G폰’ ‘비밀병기’ ‘괴물’로 불러줄 것을 주문했다. 기존에 계열사가 협력해 만든 스마트폰이 나온 적이 있지만 이번처럼 최고 스펙들을 적용, 심혈을 기울인 합작품은 거의 없었기 때문에 이러한 별칭들이 더 적합하다는 설명이다. ‘연구개발(R&D) 인력 육성’. 구 회장이 총력을 기울이는 또 하나의 사업이다. 미래 성장사업의 성패는 R&D가 판가름한다는 게 구 회장의 생각이다. 올 초 신년사에서도 융·복합 기술과 같이 차별화된 영역에서 중장기 R&D 강화, 계열사간 R&D 시너지 활성화를 강조했다. 이에 따라 지난 4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에 전자, 화학 등 주력 계열사의 북미지역 R&D를 주도할 기술센터를 오픈했으며 올해 총 4조9000억원을 투자, 전기자동차 등 그린 사업에 매진할 계획이다. 경남 진주시의 연암공업대학에 졸업 후 100% LG계열사에 취업을 보장하는 ‘스마트융합학부’를 신설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LG전자와 LG이노텍, LG CNS 등 LG 계열사와 산학협력 협약을 통해 첨단 소프트웨어와 핵심 전기자동차 부품 분야의 맞춤형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서다. 최근 지난 7월 검찰기소 이후 잠잠했던 삼성과의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 기술유출 공방이 재점화 돼 머리 지끈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긴 하지만, 구 회장의 미래 사업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는 지난 7월 열린 2분기 실적발표 IR에서 좋은 ‘조짐’들로 나타나고 있다. LG 관계자는 “지난 2년간 추진한 R&D 강화가 제품 경쟁력 향상으로 이어지고 있는 데다 7월말을 기점으로 바닥을 친 주가도 오르고 있다”며 “전자 분야에서 회복력이 더 뒷받침된다면 하반기 성장 전망은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코노믹 리뷰 전희진 기자 hsmile@<ⓒ 이코노믹 리뷰(er.asiae.co.kr) - 리더를 위한 고품격 시사경제주간지,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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