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 고용시장 동향을 놓고 '빅 서프라이즈' '고용 대박'이라고 말해 논란을 부른 적이 있다. 1년 전 고용지표상의 취업자 수가 크게 늘어나자 흥분해서 꺼낸 말이다. 고용지표의 뒤쪽을 간과한 것이 문제였다. 제조업 일자리, 젊은 층의 취업률은 떨어지고 50대, 60대 취업자만 늘어났다. 그렇게 비정상적으로 증가했던 '불안한 일자리'마저 최근들어 흔들리고 있다. 깊어지는 불황에 도ㆍ산매업, 숙박ㆍ식당업 등 현장 중심의 비정규직 일터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그 중심에 40대 중년 여성이 있다. 통계청, 고용부 등에 따르면 40대 취업자 수는 지난 6월에 전달보다 4000명, 7월에는 1만9000명이 감소했다. 특히 40대 여성 취업자는 5월 5000명, 6월 1만5000명, 7월 3만4000명이 줄어 감소세가 갈수록 커지는 추세다. 남성 취업자의 증가세와는 대조적이다. 분야별 취업동향을 보면 사태의 심각성을 알 수 있다. 종일 몸을 움직이는 힘든 일자리, 비정규직을 중심으로 일자리가 빠르게 없어지는 추세다. 숙박ㆍ식당업의 40대 여성 취업자 감소폭은 6월 2만8000명, 7월 5만5000명에 이른다. 도ㆍ산매업에서도 6월 1만3000명, 7월 2만5000명이 각각 줄었다. 없어진 일자리는 대부분 비정규직이다. 지난 7월만 해도 계약기간 1년 이상의 상용직 40대 여성 취업자는 증가한 반면 임시직에서 5만5000명, 일용직은 5만1000명이 감소했다. 장사가 안 되자 '아줌마 종업원'부터 자른 결과다. 40대 중년은 자녀 교육비 부담에 허리가 휘는 나이다. 내집마련의 꿈도 이뤄야 할 때다. 아니면 전셋집이라도 늘려가야 할 처지다. 하지만 수입이 빠듯하니 가계부는 늘 적자다. 그런 상황에서 맞벌이에 나선 식당 아줌마, 마트 계산원, 옷 가게 판매원 여성들이 일터에서 밀려나고 있는 것이다. 불황의 그림자는 어려운 계층에 먼저 달려와 고통을 준다. 임시직, 일용직 40대 여성 취업자의 감소세는 이를 드러내는 징표다. 정부는 '고용 서프라이즈'의 허상을 직시하고 일자리 창출에 대해 더욱 고민하기 바란다. 집권당인 새누리당도 "일할 뜻이 있는 한 일할 수 있는 나라를 만들겠다"(황우여 대표연설)는 다짐을 어떻게 실천할 것인지 구체적 청사진을 내놔야 한다.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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