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면동 삼성 효과.. 상가 '반짝' vs 주택 '냉랭'

우면동 삼성연구단지 부지 맞은편에 건설 중인 상가와 분양 홍보 현수막. 뒷편에는 SH공사가 지은 '서초네이처힐' 5단지가 보인다.

[아시아경제 박미주 기자]"삼성이 R&D센터를 건립한다는 뉴스가 나고 바로 분양 문의가 늘어났다."(우면동 N상가 분양 관계자)서울 서초구 우면동 일대 부동산이 주목을 받고 있다. 지하철 3호선 양재역이나 4호선 선바위역에서 마을버스 서초18번을 타고 대로를 지나다 보면 '서초네이처힐 5단지' 정류장이 나온다. 이곳 인근에 우면초등학교가 있고 학교 옆으로 초록색 펜스가 쳐있다. 삼성전자의 R&D센터 공사 현장이다.지난 7일 삼성전자가 이곳에 디자인 연구개발(R&D) 센터를 짓기 위해 첫 삽을 뜨자 '삼성 효과'를 바라며 기대감이 한껏 실린 표정이다.◆'삼성' 효과.. 문의전화만 늘어= 부지 맞은 편에는 벌써부터 2만여평의 삼성연구단지를 내세워 홍보하는 상가 분양업소가 들어서 있다. 이곳 관계자는 "주변 아파트 9000여가구와 삼성전자 1만명 상주인원을 합치면 유동인구만 2만여명에 달할 전망"이라며 "삼성의 착공 이후 문의도 부쩍 늘어 상가의 가치가 높아질 것"이라고 소개했다. 삼성 연구단지 조감도가 그려진 팸플릿을 내보이며 조목조목 우면동의 장래성이 밝다고 강조했다.주변 아파트 단지에 대한 문의도 역시 많아졌다. SH공사가 지은 '서초네이처힐' 단지 내 T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삼성 착공이 알려진 후 30%가량 분양 문의가 늘었다"면서 "주로 40~50대 분들이 삼성이 들어오면 집값이 오르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주택 구입을 알아보고 있다"고 전했다.그렇지만 당장 삼성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상가와 아파트 분양 모두 문의만 늘었을 뿐 실제 거래로 연결되지는 않는 모습이다. 호재가 공개된 지 얼마 되지 않은 데다 경기침체 등의 영향이 작용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S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전화로 시장동향을 탐색하려는 사람이 많다"며 "경기도 어렵고 삼성 센터 준공이 2015년이라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다고 보는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상권은 '지역수요'…주택은 '글쎄'= 세계적 기업인 '삼성'의 브레인들이 몰려온다는 소식이지만 이들의 움직임이 우면동 상가나 주택시장을 크게 살아나게 하지는 못할 것이란 해석을 낳고 있다. 우면동에는 이미 KT연구개발센터와 현대기아차 본사, 이와 가까운 양재동에는 LG R&D센터가 있으나 큰 상권이 형성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10년 이상 양재동과 우면동에서 중개업을 했다는 H공인 대표는 "연구단지 직원들은 자금력이 부족한 젊은층 비율이 높아 주택 매매시장에 영향을 미치기 어렵고 서울 남부권 주택시장에 주거공간을 마련해 출퇴근하는 경우가 많다"며 "또한 연구단지 밖에 잘 나가지 않는 특성이 있어 상권 형성도 잘 안 된다"고 말했다.대신 배후 수요인 SH공사 임대주택과 LH 보금자리주택이 우면동 상권을 활성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부동산팀장은 "소형과 임대주택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멀리 이동하지 않고 지역 내에서 소비하는 성향이 강하다"며 "삼성 수요보다는 지역주민들의 수요가 지역 상권을 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연구단지와 SH 시프트 '서초네이처힐, LH 보금자리주택이 들어서는 우면동 일대 위치도.

◆우면동 '시너지'…대형 연구단지·보금자리·시프트= 그러나 우면동 일대에 삼성전자로 인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다. 일단 삼성 R&D센터가 기존 LG, KT 등 연구시설과 함께 대형 R&D클러스터가 만들어지면 맞은편 SH 시프트(장기전세주택)와 양재대로를 사이에 둔 LH 보금자리지구가 어우러지면서 우면동 일대가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 지리적 여건도 우세하다. 우면동은 강남과 가까우면서 발전의 축인 경부고속도로와 인접해 있다. 향후 옆 동네 과천에 정부청사에 새 임차인이 들어오고 인근 경마공원까지 대규모로 개발된다면 장기적으로 봤을 때 이 일대 전망은 밝다고 볼 수 있다.다만 대중교통이 불편한 것이 단점이다. 박합수 팀장은 "우면동은 공기가 좋다는 장점은 있으나 지하철 접근성은 떨어진다"면서 "서울 강남권과 과천권을 아우르는 우월한 입지임에도 수요가 본격화하기에는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박미주 기자 beyond@<ⓒ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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