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주상돈 기자] '담합' 의혹으로 논란을 빚은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 지난달 16일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가 시작된 이후 내림세를 보이고는 있지만 여전히 시장금리 하락폭은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몇 달 간 3.54%를 유지하던 CD금리는 7일 현재 3.20%로 0.34%포인트 낮아졌다. 일각에서는 아직도 CD금리가 기준금리 인하 폭을 반영하진 못한 만큼, 대출자들이 금리 인하를 실감하려면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한다. CD금리는 무엇이길래 이처럼 금리인하 효과가 반영되는 데 시간이 걸리는 것일까.CD란 금융시장에서 자유롭게 매매할 수 있는 정기예금증서다. 중도해지가 불가능한 반면 무기명이기 때문에 양도가 가능해 유통시장에서 언제든지 팔 수 있어 현금화가 쉽다는 장점이 있다. CD금리는 CD에 부여되는 금리로 매일 금융투자협회가 발표한다.CD금리는 금투협이 CD거래를 중개하는 10개 증권사의 보고를 받아 최고 및 최저 가격을 제외한 나머지 8개의 평균값으로 결정된다. 10개 증권사는 금투협이 6개월마다 CD거래량을 기준으로 선정한다.그러나 문제는 거래량이 현저하게 적다는 것이다. 한국 채권시장에서 224조원에 달하던 연간 CD거래량은 2009년 150조원으로 감소하기 시작해 지난해 말에는 53조원대로 급감해 7월 말 현재의 월간 CD거래량은 1.5조원에 불과하다.2011년 은행권 예대율(은행의 예금 잔액에 대한 대출 잔액의 비율) 규제가 도입된 이후 은행들은 CD를 통한 자금조달을 대폭 줄이면서 CD유통시장이 점차 축소됐기 때문이다.이 탓에 금융권 내외에선 CD금리가 시장금리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었다.금융당국도 유통물량이 급감하면서 CD금리는 시장의 상황을 적절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CD거래량이 거의 없지만 중요한 이유는 CD금리가 다른 대출금리를 좌우하는 주요 기준으로 여전히 CD 연동 대출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금감원에 따르면 5월 말 기준 국내은행 총 원화대출(1080조원) 중 CD금리 연동 대출은 324조원 약 30%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324조원이 비정상적인 CD금리의 영향을 받은 것이다.이 때문에 CD금리는 떨어졌지만 여전히 시장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거세다.현재 금융권에선 대체금리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이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11월부터 CD 금리를 대체할 수 있는 단기 지표금리의 개발을 위한 은행간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지표금리 개선방향을 논의 중이며, 조만간 CD금리를 대체할 새로운 지표금리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2010년 2월에 도입한 코픽스(COFIXㆍ은행자금조달지수)가 현재로선 가장 유력하다.김석동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지난달 26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다른 대체 기준지표를 마련하는 방법을 심도 깊게 검토하겠다"며 "CD금리 대체 금리로 단기코픽스를 개발하는 방안을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주상돈 기자 do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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