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제 모습 못 갖춘 응봉교와 내년도 예산

내년 연말 완공 목표, 예산 집행 앞두고 관계자들 ‘전전긍긍’

▲ 응봉교 건설현장의 모습. 교량을 받치고 있는 철골구조물 사이로 차량들이 오가고 있다.

[아시아경제 나석윤 기자] 완성되지 못한 조립품의 모습이다. 끼워 맞춰야 할 퍼즐이 아직은 많다. 그러는 와중에 완공이 내년 연말로 다가왔다. 적재적소에 필요한 예산이 지급 돼 나머지 공사가 이뤄져야 할 시기다.  문제는 예산이다. 올해 공사는 별다른 중단 없이 진행돼 온 상태다. 내년은 완공을 목표로 한 해여서 더욱 예산 집행이 중요하다. 하지만 서울시의 재정난이 심각한 상황에서 당장 내년 예산이 어떻게 될지는 미지수다. 성동구 응봉동과 성수동을 잇는 응봉교 상황이다. 도로 확장과 성능 개선을 위해 첫 삽을 뜬 게 벌써 4년 전이다. 4차로 폭을 6차로 넓히고 625m 길이 연장을 시도하는 등 총 사업비만 785억원에 이른다.  현재까지 진행된 공정률은 약 60% 수준. 기초골격을 세우는데 약 300억원 정도 예산이 투입돼 공사가 이뤄졌고 올해의 경우 당초 책정된 80억원에서 70억원이 추가로 투입돼 150억원이 마련됐다.  1일 오후 찾은 응봉교 건설현장은 폭염경보까지 발령된 무더위 탓인지 한산한 분위기였다. 교량 쪽 인부들 모습은 보이지 않았고 교량 아랫부분에서 시멘트 작업을 하는 일부 인부들만 눈에 띄었다.  이 인부 중 한 사람은 "요새 날씨가 너무 더워 일 하기 보통 힘든 게 아니다"라며 "날씨 때문에 위쪽 작업하는 사람들은 일찍 공사를 마무리 하고 들어간 것 같다"고 말했다. 거대한 철골 구조물 위로 오가는 차량들이 속도를 높이고 있었다. 50여m 아래 공원에선 높은 구조물 사이로 걷기나 자전거를 즐기는 사람들이 눈에 들어 왔다.  운동을 즐기는 사람들은 커다란 철골과 통제 표지판을 사이에 두고 지나다녔다. 한 눈에 보기에도 위험한 상황이 짧은 시차를 두고 반복됐다.  자전거를 타던 유모(42)씨는 "아직까지 완성된 모습이 아니어 그런지 지나다닐 때마다 위험해 보이고 불안하다"며 "인근 주민들을 위해서라도 하루빨리 완공이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응봉교 건설현장의 커브길 모습. 출퇴근시간이나 야간시간에 사고 위험성이 높은 지역이다.

교량 쪽으로 향하는 임시 철골계단은 바람에 흔들렸다. 여기에 높이까지 아찔하다 보니 공포감은 더했다.  교량 위쪽에 오르자 지난해 6월 만들어진 응봉교 아치부 상량이 눈에 들어왔다. 400t 크레인과 가설벤트 등을 이용해 강판 4187t을 고장력 볼트와 용접을 통해 연결하고 고정시킨 대형 구조물이다.  하지만 도로 일부 구간은 급 커브길이 많아 위험천만해 보였다. 급커브와 감속을 알리는 표지판과 경광장치가 설치돼 있었지만 부족해 보였다. 인근을 지나던 택시기사 최근중 씨는 "가끔 이 구간을 지날 때 보면 한 번씩 무서울 때가 있다"며 "특히 야간에 운전할 때는 사고가 날 가능성이 높은 곳"이라고 지적했다. 시공사인 한신공영과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 성동구청은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현재로선 내년도 예산 확보와 집행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현재로선 내년도 편성된 236억원 예산이 순조롭게 현장에 투입되길 기대하는 눈치다.  한신공영 소속 한 현장 관계자는 "장마철 하천 쪽 공사 일부를 제외하면 공사는 비교적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면서도 "바로 내년 연말이 완공이라 시간이 많지는 않다"고 말했다.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 관계자는 "지난해와 올해 부분적으로 예산이 적게 집행된 부분이 있었다"며 "응봉교의 경우 기준교량을 세우고 그 위에 다시 교량을 세우는 복잡한 구조여서 공사기간이 다른 공사에 비해 배는 더 걸린다"고 말했다. 예산집행에 차질이 생길 경우 공사기간이 더 길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성동구 역시 4명의 시의원을 중심으로 내년도 예산 확보와 집행에 전력투구 중이다. 결국 응봉교 완공의 관건은 '예산'에 있는 셈이다.나석윤 기자 seokyun1986@<ⓒ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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