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小風 재개발, 서울 전체로 분다

[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재건축ㆍ재개발 사업에서 소형평형 바람이 거세다. 서울시의 요구로 시작된 소형주택 확보 열기가 강남에서 시작해 서울시 전 자치구로 확산되는 모양새다. 당초 우려와 달리 조합들의 반응도 좋다. 주택시장 침체 속에 분양이 잘 될 수 있는 소형확대 방안에 적극적이다.

소형을 늘리고 중대형을 줄인 서울시내 최근 정비사업지 / 서울시

30일 서울시와 자치구 등에 따르면 지난 한 주에만 7개에 이르는 정비사업지에 대한 건축시설 수정 계획안이 고시됐다. 모두 소형평형대를 늘리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용적률 완화 혜택분을 모두 소형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안까지 등장했다.강서구 방화재정비촉진지구내 긴등마을 재건축사업지는 대형을 줄이고 소형과 임대를 늘린 경우다. 당초 60㎡이하 148가구, 60~85㎡ 212가구, 85㎡초과 137가구 등 총 497가구를 건립할 예정이었지만 이번 변경을 통해 60㎡이하를 10가구 늘리고 85㎡초과를 85가구나 줄이는 등 총 603가구로 조정했다. 이로써 85㎡초과분이 차지하는 비율은 26%에서 8%로 크게 낮아지고 임대용 소형주택은 44가구에서 63가구로 늘었다. 노원구 상계4재정비촉진구역도 85㎡초과 비중을 20%에서 3%대로 낮췄다. 132가구에서 27가구로 100가구 이상 줄였다. 반면 50~60㎡ 물량을 16가구에서 287가구로 대폭 늘리고 임대주택 역시 127가구에서 144가구로 17가구 추가했다. 성동구 금호16주택재개발정비구역은 층수제한이 12층에서 15층으로 풀렸다. 그러면서도 85㎡초과 물량을 82가구에서 60가구로 낮추고 60㎡이하를 106가구에서 137가구로, 60~85㎡이하 물량을 345가구에서 358가구로 늘렸다. 재입주를 결정한 대다수의 조합원이 대형평형대를 꺼리고 있다는게 조합 관계자의 설명이다.은평구 불광5주택재개발정비구역 또한 추가 허용된 층수 부분을 소형에 적용했다. 용적률 236%로 약 10% 가량 늘면서 199가구 추가분을 모두 소형에 배정했다. 이로써 2232가구 중 90.3%가 85㎡이하의 중소형 주택(2015가구), 이중 60㎡이하 소형은 60.1%(1341가구)에 달한다. 임대주택도 용적률 완화에 힘입어 당초보다 40가구 많은 388가구로 계획됐다.수색14재정비촉진구역과 증산4재정비촉진구역은 임대를 포함한 소형대만 늘린 경우다. 기존 존치정비구역이 재정비촉진구역으로 상향됐음에도 85㎡초과 물량을 단 한 가구도 늘리지 않았다. 수색14구역은 수색1존치정비구역이 재정비촉진구역으로 바뀌면서 건립가구수가 578가구를 675가구로 증가했는데 85㎡초과를 111가구나 줄였다. 당초 40㎡이하 70가구, 40~50㎡ 70가구, 50~60㎡ 40가구, 60~85㎡ 250가구, 85㎡초과 148가구 등의 계획은 40㎡이하 102가구, 40~50㎡ 132가구, 50~60㎡ 213가구, 60~85㎡ 191가구로 변경했다. 증산4구역 역시 중소형대를 늘리고 60~85㎡와 85㎡초과분을 각각 376가구, 247가구 줄인 816가구, 511가구로 계획했다.양천구 신정1재정비촉진구역은 40㎡이하, 40~60㎡, 60~85㎡, 85㎡초과 물량을 모두 늘려 건립가구수가 기존 3996가구에서 4741가구로 크게 증가했다. 다른 사업지와 같이 85㎡초과분을 줄이지는 않았지만 전체 가구수가 늘어나면서 임대주택수가 687가구에서 849가구로 크게 늘었다. 1-5지구는 40㎡이하 65가구, 40~60㎡ 196가구, 60~85㎡ 336가구, 85㎡초과 148가구를 짓겠다는 계획안이 새롭게 지정되면서 임대주택 162가구가 자연스레 추가됐다. 이밖에 존치정비구역이던 송파구 마천2ㆍ4구역도 재정비촉진구역 결정고시를 통해 계획안이 조정됐다. 구역별 건립될 가구수는 마천2구역 1760가구, 마천4구역 1059가구 등 총 2819가구로 서울시는 세입자와 전월세를 주 수입으로 하는 노령가구의 재정착을 위해 부분임대 아파트를 주문했다. 구역별 85㎡이상 주택의 25% 이상을 확보하도록 했다. 구역별로는 마천2구역 99가구, 마천4구역 100가구다.정비사업지의 이같은 소형확산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일반분을 책임져야하는 조합으로서는 시장침체로 인한 대형평형 리스크 부담이 큰데다 조합들 역시 중소형을 선호하는 이유에서다. 한 조합 관계자는 "일반에게 팔아야할 물량이 많지 않은 사업장 역시 향후 매매하기가 수월한 중소형을 선호하는 추세"라며 "중소형대 가격 오름세가 더 크다보니 작은 평수에 대한 조합원들의 거부감도 많이 줄었다"고 말했다.서울시 관계자도 "소형을 늘리는 방안에 대해 그동안 대부분의 사업지들이 난색을 표하며 불만을 드러냈지만 중소형을 선호하는 수요층이 크게 늘면서 이들과의 갈등이 자연스레 줄고 있다"라며 "이는 내집마련을 준비 중인 예비 수요층이나 임대주택을 기다리는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배경환 기자 khba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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