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미국의 고용상황이 부진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재선 가도에도 빨간 불이 들어왔다. 미국 노동부는 6월 미국의 신규 일자리가 8만개에 불과했으며, 실업률은 8.2%로 전달과 같았다고 6일 발표했다. 수개월전에 미국의 고용사정이 크게 개선됐던 것과 전혀 다른 양상이다. 올해 초만 해도 오바마 대통령을 지지자들은 미국 대통령 선거전에 실업률이 8% 이하로 진입할 경우 대선 승리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하지만 3, 4월까지만 해도 빠른 회복세를 보이던 고용상황은 5, 6월달에 접어들면서 둔화되기 시작했다. 뉴욕타임스(NYT)는 6월 고용지표는 일시적인 것으로 보였던 고용부진이 보다 연속적인 것으로 바뀌었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현재 여당인 민주당과 야당인 공화당이 국회에서 첨예하게 대립되어 있는 상황에서 대통령 선거전에 추가적인 경기 부양안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내다봤다.6월 고용상황은 5월 7만7000개의 신규 일자리 증가세보다는 소폭 나아진 수준이지만, 1300만명에 달하는 실업자를 보유하고 있는 미국으로서는 턱없이 낮은 증가세다. 더욱이 경제학자들은 올해 남은 기간동안 미국 경제에 대한 전망치들을 잇달아 낮추고 있어, 고용상황이 큰 폭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기대할 수도 없다. 미국의 경제조사기관 컨퍼런스 보드의 캐티 보스타니치 거시경제 애널리스트는 “미국 경제가 앞으로 나아가는 힘을 잃어버렸다”며 “통화정책 및 거시정책 등의 지원도 거의 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통화정책 및 재정정책의 지원이 충분하지 않다면 미국 경제에 유럽의 경기 위축 및 신흥 국가들의 성장둔화세의 충격이 불어닥칠 것”이라고 지적했다.고용지표가 발표된 뒤 오바마 대통령은 유권자들에게 “보다 긴 시각으로 경제를 지켜볼 것”과 “오바마가 취임하기 전에 미국 경제 상황을 기억해 줄 것”을 호소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의 중산층마저 삶 자체가 위협받았던 시기를 떠올려달라”며 자신이 취임한 이후 “지난 10~15년간 계속되어 왔던 문제들을 해결해 왔다”고 강조했다.하지만 오바마 대통령과 대통령 선거에서 맞붙을 밋 롬니 사실상의 공화당 대통령 후보는 오바마 대통령의 경제 정책이 실패했다며 공세를 강화했다. 그는 “이제 미국인들은 지난 세월과 같은 시기를 보낼 것인지 말 것인지를 선택의 기로에 놓여 있다”며 “오바마 대통령의 현재 정책과 같은 방식이 그대로 유지되서는 안되며 미국은 보다 나은 성과를 이뤄낼 수 있다”며 자신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NTY는 최근의 고용 부진 상황은 야당 후보인 롬니에게 유리한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에 이르는 빠른 고용회복세에 대해 경제학자들은 미국 경제가 호전됐기 보다는 따뜻한 겨울 때문에 고용상황이 개선 된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의 경제 조사기관 하이 프리퀀스 이코노믹스의 짐 오설리반 미국 담당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경제가 무너지는 건 아니지만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에 부진해졌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에서 3차 양적완화(QE3)로 불리는 추가적인 양적완화에 나설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크레디스위스의 제이 펠드만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대통령 선거전에 QE3가 나올 가능성은 높아졌다”고 봤다.전문가들은 현재의 완만한 고용상황 개선 마저도 대외변수 또는 미국내의 추가적인 충격등으로 무너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경제 상황이 건강할 때에는 대외적인 충격을 받더라도 경제가 곧바로 제자리를 찾을 수 있지만 미국내의 부채 급증 및 주택가격 폭락 상황에서는 각각의 충격은 치명적일 수 있다고 우려한 것이다. 올해 1분기 미국 기업들의 수익성은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처음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기업들의 수익성이 나빠진 것은 해외 경제 상황이 부진했기 때문이다. 유럽 부채 위기로 속에서 중국 경제마저 부진한 것이 문제였다. 문제는 미국 내부에도 있다. 부채 위기로 어려움을 겪던 미국의 지방정부들이 구조조정에 나섰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올해 남은기간동안 지방정부의 정리해고 등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게다가 각종 세제 감면 혜택 등이 만료되면서 세금은 큰 폭으로 늘어나 기업들의 부담이 늘어날 수 있으며, 재정절벽 등도 미국 경제를 큰 줄 수 있는 요인으로 손꼽히고 있다. 신용평가사 무디스의 소피아 코로펙키 이사는 "많은 기업들의 경우 미국의 정책 변화등이 영향이 어디까지 영향을 미칠지를 모른다"면서 "이 때문에 단기적으로 기업들은 고용을 미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나주석 기자 gongga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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