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립병원 새장비, 창고에서 녹슨다

규정 어긋나는 업체 통해 수백억대 의료장비 구매

[아시아경제 김종수 기자]서울시 산하 7개 시립병원들이 고가의 의료장비를 구입한 후 사용하지도 않고 창고에 무더기로 쌓아두는 등 의료장비 구매행정에 총체적인 부실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2일 서울시 감사관이 김기옥 서울시의회 의원(민주통합당)에게 제출한 '의료장비 구매실태 특정감사 결과'에 따르면 서남·서남·은평·북부병원 등 4곳이 기관지내시경, 초음파전환기 등 고가의 의료장비를 구입한 후 그대로 창고에 방치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병원이 고가의 의료장비를 구매하면서도 필요성 및 장비활용 방안 등을 사전에 면밀히 검토하지 않고 구매했기 때문이다. 서남병원은 의료장비 165점에 6억2431만원 규모이며 서북병원(2점/4730만원), 은평병원(1점/660만원), 북부병원(11점/9165만원) 등이다. 또 보라매병원과 서남병원은 '지방계약법' 규정에 어긋나는 특정업체를 통해 의료장비 4811점, 198억원 어치를 구매한 사실도 밝혀졌다. 이뿐만이 아니다. 어린이병원과 동부병원은 물품 구매시 거래실례가격을 조사하지 않아 비싸게 구매하거나 일반경쟁 입찰대상을 수의계약으로 구매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기옥 의원은 "감사 보고서를 보면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서울시 산하 시립병원들에서 버젓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민간기업 같으면 즉시 해고할 만한 심각한 잘못들을 범하고 있는데도 공무원에 대한 징계가 솜방망이 같아서 혈세가 줄줄 새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의료행정은 전문성을 요구하는 업무인 만큼 위탁병원 및 직영병원에 대해 보다 엄밀한 관리·감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종수 기자 kjs333@<ⓒ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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